제 5부. Comfort zone에서 벗어나기

내가 선택한 그 길을 옳은 길로 만들어라

by 주인공


저는 언어를 배우는 게 재밌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전보다는 불편하지 않게 영어를 구사할 줄 있게 되니 더 많은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이야기를 하는 그 느낌이 좋은 외향형인간이라 그럴까요. 언어에는 그 나라의 문화, 특성이 여실히 담겨있기 때문에 AI가 모두 대체할 수 있고 쉽게 번역기를 쓸 수 있다고 해도 저는 그 나라의 언어를 배워서 직접 얼굴대고 소통하는 것이 좋더라고요. 각 언어의 차이점을 알아가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예를 들어 영어는 즐기다 라는 단어가 단순히 enjoy인데 불어에는 굉장히 많습니다. (amuser profiter jouer passer apprecier aimer prendre plasir 등) 왜 문학과 예술이 발달했는지를 불어를 배우면서 새삼 느끼게 되더라고요. 언어는 한 나라와 그 문화가 녹아져있는 세계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예를 들어 마블 영화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 마블의 세계관을 알아야 되듯, 한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언어를 알아야 비로소 ‘아 이래서 이 사람들은 이런 방식으로 사고를 하는 구나’를 깨닫게 되더라고요. 나라에 대한 애정이 생기는 것의 시발점은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언어를 배우면 다양한 기회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져서 사고의 범위가 확장되고 그릇이 커지더라고요.




친하게 지내는 프랑스 친구는 제가 선택의 기로에서 주저할 때마다 저한테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Comfort zone에서 나오는 건 어렵지만 한번 나오면 빠르게 성장하는 스스로를 볼 수 있다고요. 제 프랑스 친구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영어를 아예 못할 때 말레이시아에서 1년 동안 근무하면서 영어를 배웠고 이후 캐나다로 옮겨가서 불어와 영어를 사용하여 인턴을 하다가 현재는 이집트에서 책을 쓰면서 자신의 사업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사업의 고객이 유럽인들이기 때문에 다소 높게 책정된 금액으로 유로와 달러를 벌면서 다소 화폐의 가치가 낮은 이집트에서 굉장히 편하고 여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 이 친구도 파리에서 공동세입(콜로까시옹)을 하면서 비싼 월세를 같이 부담하면서 회사생활을 했었지만 이것만이 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본인의 Comfort zone에서 나와서 도전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늘 저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절대 돈을 못 벌 걱정은 하지 마라, 돈 버는 건 정말 쉽다” 세상 어디를 가도 언어를 할 줄 알고 어느 정도 교육을 받았다면 어떤 일이든 잘할 수 있는 그리고 필요로 하는 일은 있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생각하는 사고의 그릇 자체가 큰 거죠. 안주하기 보다는 risk taking을 통해 정면으로 부딪혀 성장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또 다른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거 일지도요.



저 또한 프랑스 명문 엘리트기관인 그랑제꼴(Grand ecole) 석사에 합격하고도 퇴사를 하고 다시 프랑스에 가야 되나 아니면 그냥 한국에 정착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사립학교이다 보니 학비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석사를 공부하고도 현지에서 취업이 안 되면 어떡하지, 외국에서 직장생활하면서 벌어둔 돈을 다 쓰면서도 내가 원하는 것들을 얻지 못하면 어떡하지, 지금 그냥 한국에서 가족들 틈에서 회사생활을 안정적으로 해서 돈을 버는 게 낫지 않을까, 석사를 한 뒤에는 현지에서 정착해야할 텐데 한국이 오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등이요. 사실 어떤 선택을 하던 인생에 아쉬움과 후회가 남을 거고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을 때마다 용기는 없어지겠지요.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내려주기를 바란 적도 있었지만 결국 선택은 제 몫이기에, 조용히 도서관에 가서 인생의 선택과 운에 관련된 책을 10권 읽고 나니 하나의 결론이 내려지더군요.



내가 선택한 그 길을 옳은 길로 만들어라
그런 힘이 누구에게나 있다.



문득 다시 해외로 나갈 생각을 하니까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데 아무래도 불안함과 걱정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아는 어려움이고 아는 불편함이라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알고 있지만 알기 때문에 오히려 주저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이 들 때마다 제가 프랑스에 워킹홀리데이로 1년간 지냈을 때의 모습을 떠올렸어요. 한국보다 외식하기도 어렵고 금전적으로도 힘들게 생활했지만 저의 능력치는 똑같이 1년을 한국에서 보냈을 때보다 3배는 향상했습니다. 불어를 접해본 적도 없이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6개월 만에 B1 학위증을 땄는데 마지막 날 학위증을 수료하면서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수업이 어려워서 따라오지 못할 줄 알았는데 기어이 주변 환경과 친구들을 이용해서 가장 많이 실력이 는 학생이라고. 모든 국적의 친구들을 융합한 클래스의 진정한 분위기메이커이자 가장 밝게 빛나는 빛이었다고. 제가 특별하고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 그저 외국에서 살아남겠다는 이유로 저 안의 독기와 능력치가 배가 되었던 거죠. 두바이에서 신입 교육을 받을 때도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너는 진짜 적응력이 좋고 흡수력이 빠른 거 같아서 사막에서도 살아남을 거 같아” 라고 해주더라고요. 별거 아니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자양분들이 모이고 모여, 외국인들도 나를 이렇게 봐주네? 나 진짜 어디서든 마음만 먹으면 다 할 수 있는 사람 인가봐. 라는 자기 확신과 높은 자존감을 주더라고요. 덕분에 저는 이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영어든 불어든 문법이 100% 맞든 틀리든 발표하고 저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에 약간의 망설임도 없어졌습니다. 살면서 무에서 유를 창출해냈던 경험을 지속적으로 복기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런 사람이네. 나는 그러면 이것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로 뇌 속에 자아상에 대한 사고 알고리즘을 만들어 스멀스멀 올라오는 제 안의 불안이를 잠재우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나이를 먹을수록) 자꾸만 커져가는 두려움을 비웃듯 정반대로 곤두박질치는 용기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 지는 각자의 선택과 판단에 달려있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그 길을 옳게 만들기 위해서 하루하루를 성실히 최선을 다해서 살다보면

운의 흐름도 그 방향으로 따라온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책 속에 답이 있고 현명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으면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을 100% 이해하지 못했는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책 속에 답이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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