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부. 어차피 pros and cons

공존하는 장단점이면 좋은 것만 보고 살아야

by 주인공


외국에 사는 것이 나을지 한국에 사는 것이 나을지에 대한 선택은 어떤 것이 더 부럽고 좋다고 절대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양쪽 모두 장단점이 공존하기 마련이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늘 좋은 면을 보려고 노력해야 하고 나에게 조금이라도 맞는 방향을 찾아가면 됩니다. 사실 어디라는 물리적인 장소에 꼭 정착하고 살아야 될까요. 떠다니듯 여기저기에 살아도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지요.






최근에 스위스에서 일하는 남아공친구가 한국에 놀러 왔습니다. 남아공에서 일하다 프랑스에서 일하다 스위스로 건너간 친구는 저에게 말합니다. 각 나라의 장단점이 다 있지만 일단 지금은 스위스에서 일하는 게 너무 좋은데, 물가가 너무 비싸고 사람들이 폐쇄적이고 엄격한 편이라는 단점이 있다고요. 또한 아직 아시아 쪽을 완벽히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으로 넘어와서도 일하면서 살아보고 싶다고요. 어차피 월세로 살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되고 원한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짐을 쌀 수 있다면서 웃더라고요. 어쩌면 30대 후반에 들어서는 친구는 안정을 취하고 결혼을 해 한 곳에 자리 잡는 것을 생각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이렇게 생각이 먼저 들었다는 것 자체가 아직 Frame에 갇혀서 생각하는 저의 편견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 역시 아직은 틀이 완벽하게 깨어지지는 않았나 봅니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편견 없이 살게 된다는 것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많은 국적의 친구들과 소통하는 데서 오는 것 같습니다.



근래 한국어를 조금 할 수 있는 프랑스 친구가 생겼는데, 이 친구의 시선에서 보는 한국과 외국 그리고 한국인들의 삶이 너무나 재밌습니다. 만날 특이한 질문을 저한테 자주 하곤 하는데 아주 신박합니다. 가령 “왜 윗세 대들은 미국을 우러러보고 시위를 할 때도 한국 국기와 미국 국기를 같이 드는 거야?”부터 “왜 연봉 2%를 올리기 위해 매일 야근을 많이 하는 거야?” 까지. 또한 한국 사람들끼리는 잘 뭉치면서 외국인들은 한국말을 잘 못하면 아예 안 껴주거나, 그냥 저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예시를 들어주더라고요. 가령 빵집을 방문했을 때 프랑스에서는 어떤 인종이 와도 똑같이 bonjour라고 하는데 한국은 외국인의 얼굴을 하는 사람이 가면 안녕하세요가 아닌 hello가 나와서 동등하게 바라보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는 친구를 보면서 저는 신기했습니다.


아니 hello를 해주는 게 더 예의 있는 거고 좋은 거 아니야? 당연히 외국인이니까 공용어인 영어를 하는 건데 이게 오히려 싫다고 말하는 게 이상한 거 아니야?라고 했더니


이렇게 외국인이라는 틀 안에 가둬서 이 사람은 이걸 모를 거야 이 사람은 우리와 다를 거야 하고 애초에 선을 그어서 외부 인들이 쉽게 같이 어울리거나 진입하지 못하게 막는 부분이 있다는 것에 대한 예시를 든 거라고 하더라고요.






자국민이라서 보지 못하는 부분이 이방인의 눈에는 더 잘 보일 수 있고 자국민이라 당연하게 누리는 혜택들이 이방인이라서 더 편리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해외 살이도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같은 사회제도가 어떤 사람에게는 불편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득이 될 수 있듯이. 모든 것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냐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나에게 맞는지 좋은 면을 보고 있는지가 중요한 거 같습니다.


인간은 간사하게도 내가 가진 것 내가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하기보다는 가지지 못한 것 해보지 못한 것 가까운 다른 사람이 하는 것들을 부러워하곤 합니다.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저 역시도, 제가 제 손으로 잘라낸 안정적인 삶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족들 품에서 안정적인 직장에서 버는 돈으로 투자를 하고 적당히 연애를 하면서 살아가는 어찌 보면 딱 적당하고 따듯한 그 온도를 말이죠. 굳이 계속해서 무언가를 도전하고, 한국보다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는 타지에 가서 이방인의 모습으로 적응해야만 하는 것들이 아득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또 제 주변 친구들은 저의 삶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어 보인다며 부러워하더라고요. 결국은 똑같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살고 싶은 온도에서 살아가는 것.


저는 나중에 스위스에 살고 싶습니다. 너무 예쁜 체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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