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원하는 곳으로 자연스레 스며들기를
동네 식당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한껏 차려입지 않아도, 무릎 나온 바지를 입어도 허물이 되지 않는 그런 가게가 있었으면 혼자 느끼던 이질감은 좀 적었을까. 적어도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느끼던 허전함은, 먹어도 채워지지 않던 허기는 덜했겠지.
보내는 일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는 가이드의 배웅을 받으며 생각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것이 아닐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하기 싫은 일은 덜하고 사는 삶이게 해 달라고. 헬싱키의 어느 골목에서 이질적인 모양이지만 존재 그대로 스며든 <카모메 식당>처럼 그의 삶도 나의 삶도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자연스레 스며들게 해 달라고.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