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요가수트라
anumana 추론
수영장에서 체크아웃? 하고 나가는 길에 어떤 상급반 회원님이 말씀하길... "군인이시지요? ROTC라면서요?"
아이고 어머니.. 저 이제 예비군이에요.. 라고 말하려다가 아.. 민방위구나.. 그냥 말았습니다. 칭찬? 이겠지요?
그치만 답은 정해져 있고 확인만 하면 되는 것처럼 확정적으로 이야기하실 필요는 없잖아요 ㅠㅠ. 아마도 저는 수영장에서 군바리로 소문이 난거 같습니다.
그리고 뭐.. 군인이라 해도 할말은 없습니다. 사실 군인이냐?는 말 많이 듣습니다. 헤어스타일도 거의 군인이고, 밀리터리 오타쿠이기 때문에 집에 군용품이 꽤 있습니다. 옷과 타이즈도 카모플라주 패턴을 선호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핑크핑크 자켓을 입고, 소녀감성으로다가 지고 있는 코스모스를 보며 우수에 젖은 눈으로 인생의 무상함을 슬퍼하..기는 개뿔 그냥 밀덕입니다.
*밀덕 = 밀리터리 오타쿠
그래요, 저는 밀덕입니다. 하지만 저보고 군인이라는 사람들의 추론이 합리적 추론일까요? 그냥 헤어스타일이.. 겉으로 보기에.. 옷차림새를 보아하니.. 하는 행동을 보니까.. 말하는걸 보니까.. 저를 군인이라고 생각 하셨겠지만 저는 군인이 아닙니다. 하지만 합리적이긴 하네요. 근거가 너무 많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군인이라는 추론이 맞은건 아닙니다. 저는 군인을 존경하지만, 직업으로서의 군인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보고 군인이라고 해도 그렇게 기분 나빠 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그냥 직접 물어보는 편이 나았을 겁니다. 추론은 항상 틀릴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추론은 미루어 짐작해 생각하고 논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추론은 논리입니다. 하지만 모든 논리가 논리적이라는 이유로 진실이 되진 않습니다.
논한다는 말이 무엇일까요? 주장입니다. 사실상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지식은 추론이고, 주장입니다. 아직 우주의 98%를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모든 논리는 반증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일 해가 뜨나요?" 뜹니다. 하지만 46억 년 뒤에는 태양이 폭발한다고 합니다. 그때는 해 안뜹니다. 해를 만나겠죠.
과학은 자연에 대한 논리적 주장입니다. 진리가 아닙니다. 우리가 소위 과학적 진리라고 말하는 추론들도 반증가능성과 예외를 가집니다.
그럼 인간에 대한 논리적 주장은 어떨까요? 심리학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진리입니까? 아닙니다. 기독교가, 불교가, 유교가, 사주팔자가 진리일까요? 명리학이 진리일까요? 요가는 진리일까요?
인간을 설명하는 하나의 논리적 주장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진리가 될 순 없습니다.
인간은 자연보다 더 많은 반증가능성을 가집니다. 인간은 스스로 자연과 자신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관점으로 자신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사람은 반증가능성이 없습니다. 그게 진리가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편하게 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입체적인 사람이 되긴 힘듭니다. '뻔하다. 너무너무 예측가능하다'는 말은 평면적이라는 말이 됩니다.
피카소의 큐비즘은 이 부분을 꼬집습니다. 우리 인간은 2차원 평면 도화지에 그려질 수 없다. 하나의 앵글로 비추어진 부분만 그릴 수 없다. 나는 한 사람의 각 부분을 나눠서, 각각 다른 앵글로 그리겠다. 이것이 피카소의 주장입니다.
저도 이 주장에 동의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자연과 인간에 대한 모든 추론이 반증가능성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주장을 들어보는 겁니다. 내가 가진 관점을 최대한 늘려보자는 말입니다.
처음에는 점이겠죠. 선이되고, 면이 되고, 입체적 형태로 변하겠죠. 그러면 내 시각이 입체적으로 변합니다.
저는 어떤 추론도 진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입체적 추론만이 우리가 추구해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오늘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뻔한걸까요? 아니면 내 관점이 뻔한걸까요?
그러니 저를 군인으로, 요가 선생으로, 수린이로 보지 마시고 더 많은 관점으로 봐주십쇼.
저도 최대한 많은 관점으로 살겠습니다.
i do not want to stand behind yo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