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은 주차단속요원 입니다.

그냥 저냥 요가수트라

by 최필준

Agamah 1 - 경전


<경전은 주차단속요원 입니다>

오늘 인스타 새 게시물을 보는데 장재영 선생님이 데드리프트를 빡세게 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아래 슬픈 글귀가 있더군요.


데드리프트 느낌이 왔는데, 차빼라고 전화가 오셨답니다.


해본 사람은 압니다. 데드리프트 1세트 하고, 강제휴식 당하면 기부니가 상당이 좋지 않습니다. 스쿼트도 아니고 벤치 프레스도 아니고, 데드리프트 입니다. 각도 잡고 마음의 준비도 많이 필요한 데드인데 말입니다.


1세트 하고 차빼러 가는 선생님의 마음은 마치 회 한 젓가락 먹고 소주 한 잔 때리려는데, 냉장고에 카라멜 마끼아또만 가득찬 기분이랑 비슷할겁니다. 편의점 가야지 뭐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댓글을 달았더니, 갑자기 제 인생을 다섯 글자로 압축해보라고 하시더군요. "아!또차빼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의 인생은 다섯 글자로 뭐냐 물었더니 "주옥같구나"라고 대답해주셨습니다.


약올릴려고 한 소리는 아닙니다. 인생은 계속 차를 빼야하고, 주옥같습니다. 주옥같은지 족같은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족은 발을 뜻합니다.


인생은 불법주차입니다. 여기가 주차장인줄 알고 차를 댔는데, 아니랍니다. 차빼랍니다. 불법주차 했답니다.


지인이 차빼라고 할 때도 있고, 책의 저자들이 차를 빼라고 할 때도 있습니다. 나는 내 생각이 여기에 머무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랍니다. 계속 빼랍니다.


아는 사람이 그런 소리하면 상당히 족같고, 그나마 책으로 들으면 덜 족같은게 우리네 인생입니다.


다행히 주옥같은 책들을 읽어서 안전한 주차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경전이란 친구들이 또 차빼랍니다. 이번엔 차를 좀 멀리 갖다 대라고 합니다.


지인들은 그냥 열 받은 동네주민이고. 책의 저자들은 좀 덜 열 받은 동네주민이고, 경전들은 전문 주차단속 요원입니다. 상당히 불편합니다.


경전이나 경전급 책을 읽으면, 한 장 한 장 넘기는게 살떨릴때가 있습니다. 한 구절 한 구절 차를 빼라고 말합니다.


내가 틀렸답니다. 내가 잘못했답니다. 니 생각이 여기에 머물러서는 답도 없다 합니다. 이렇게 옮겨 다니다 보면 언젠가 라스베가스나 강남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을까요? 그런거 없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지정주차하면 편합니다.


내 생각도 지정주차하면 편합니다.


하지만 주차를 오래하면 차에 먼지가 끼고, 부품이 다 망가집니다.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차빼라고 하기전에 알아서 옮겨다니는게 좋습니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 그 생각에 머물러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높은 경지의 생각도 오래 갖고 있으면 고이기 마련입니다. 고이면 고인물, 고인물은 꼰대, 꼰대는 최필준, 최필준은 귀여워, 귀여운건..


불편한 �소리를 해서 죄송합니다.


아무튼 이 주옥같은 불법 주차장에서 편해질 생각은 하지 맙시다. 주차장은 험난하고, 주차요원이 가득하고, 주차가 편해지면 차가 고장납니다.


차는 달릴때가 가장 편합니다.

경전을 주차요원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고속도로라고 생각하십시오.

Agamah는 진입로라는 뜻도 있답니다.


장재영 선생님의 데드리프트가 평온하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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