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요가수트라 1.10
abhva-pratyayalabana vettir nidra
'잠도 의식이 평정된 상태는 아니다. 의식의 움직임이 있다. 생각이 없는 것과 평정된 상태는 다르다. 잠은 생각이 없는 상태이지만 간혹 꿈을 통해 무언가를 보거나 생각을 하기도 한다.'
요가수트라 1장 10절은 해석이 난해합니다. 각 해석마다 차이가 많이 납니다.
저의 해석은 위의 내용과 같습니다.
<자유와 잠과 꿈과 바다>
요가경의 4장은 카이발리야 파다 입니다. 요가는 카이발리야, 즉 자유를 꿈꿉니다. 자유를 얻으면 뭐가 될까요? 자유인이 됩니다. 수행자들 사이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자유인은 머리만 대면 잔다". 자유인은 잠을 잘 잔다고 합니다.
뭔 소린가 싶습니다. 하지만 조금 생각해보면 자유인은 잠을 잘 잘 수밖에 없습니다. 잠을 못자면 불면증이라고 합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잘려고 각을 잡으면 생각이 들끓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면 당연히 잠을 못잡니다. 생각들이 초조와 불안과 공포에서 비롯된다면 잠을 더 못자게 됩니다. 생각이 없어야 잠을 잘 잡니다. 그래서 생각을 안하려고 양을 세기도 합니다.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기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기억은 과거의 무언가입니다. 그 기억으로 다시 미래를 생각합니다. 미래에 대한 생각은 또 다시 불안을 만듭니다. 또 잠을 못잡니다.
자유인은 기억에서 자유롭습니다. 과거의 기억으로 미래를 유추하지 않습니다. 미래는 모르겠고, 현재를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잠을 잘 잡니다.
때문에 자유인은 생각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초조와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잠을 잘 잡니다.
잠을 못자는 사람들은 좋지 않은 기억이 많습니다. 좋지 않은 기억들을 반복해서 떠올립니다. 좋지 않은 기억들을 만들어냅니다. 현실의 수 많은 경험도 좋지 않은 쪽으로 받아드립니다.
나쁜 기억들이 너무 많아 의식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무의식으로 가라 앉습니다. 프로이트는 꿈이 '무의식의 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의식은 꿈에 영향을 미칩니다. 무의식에 가라앉은 기억들로 인해 꿈이 괴랄해지기 시작합니다.
슬픈일입니다. 잠을 못자는 것도 서러운데 꿈도 개꿈을 꿉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꿈이 개꿈이라 찝찝한 마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결국 다크서클이 턱끝으로 내려와 발가락까지 쭉쭉 뻗어나갑니다. 인상이 험악해지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그치면 다행입니다. 꿈을 통해 다시 현실을 해석하기 시작합니다. 꿈해몽이니 뭐니 하면서 자신의 꿈으로 현실을 해석합니다. 번뇌에 휩싸입니다. 악순환도 이런 악순환이 없습니다.
자유인은 생각과 기억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잠을 잘잡니다. 무의식에 깔린 기억도 거의 없거나, 별로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꿈도 안꿉니다. 적어도 개꿈을 꾸지는 않겠죠. 자유인은 개운하게 일어납니다.
글을 쓰는 지금 참 답답한 마음입니다. 잠을 잘 자는게 진짜 어렵구나.. 자유를 얻어 잠을 잘자는게 쉽지 않구나, 정말 까마득할 정도로 얻기 힘든거구나.. 도대체 무슨 짓을 해야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생각과 기억, 무의식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얻는다는게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쉬운게 아닙니다. 요가 수련을 하고, 아사나를 전부 마스터해도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그냥 빠져 나오면 됩니다. 하지만 바다는 깊습니다. 생각과 기억과 무의식의 바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쳐도 그것들은 계속 거기에 있습니다.
자유를 얻으려면 반대로 물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물속 깊이 들어가 배수로 뚜껑을 열어 물을 빼야합니다.
그래서 제가 답답한 마음입니다. 누군가에게 이 과정을 권하기엔 너무 고되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물의 깊이가 너무 깊으면 들어가다 익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개인의 선택에 맡깁니다. 바다에 빠진채 허우적거리거나, 아니면 물속으로 들어가 배수로 뚜껑을 열거나 둘 중 하나 입니다.
저는 뚜껑을 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수영을 합니다. 어릴때 빠져 죽을 뻔한 기억들이 무의식 깊이 뿌리를 내리고 평생을 살았습니다. 튜브가 없으면 물근처도 안갔습니다. 어딘가에 가지 못하는건 자유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매일 물에 들어갑니다. 예전보다 훨씬 자유롭습니다. 잠도 조금 더 잘잡니다.
수영을 잘하고 싶으면 몸의 95%를 물에 집어 넣어야 하고, 자유인이 되고 싶다면 바닥까지 집어 넣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