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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단풍에게

- 오늘 한강은

by 명재신

남은 단풍에게

- 오늘 한강은


몇 닢 안 남았다만

한 철 빛났으면 되었다

정년 앞 둔 아빠의 봄볕으로 찾아와

대책없는 엄마의 장맛비였다가

막내 가을볕에 함께 웃었으니

이만하면 남은 몇 이파리로 되었다

미련이 없으면 거짓말

떠나보낸 남친같은 시간들

만감은 여전하여

여기저기 남은 자리 찾아 다니느라

시린 무릎 도지도록

찬바람 사방팔방 휘돌아 다니겠다만

그래도 어제 밤 귀갓길에

그대 마지막 남은 이파리 따아

내 시집 책갈피에 담아 두었느니

여전히 아름다운 시절

그대와 함께 영면을 꿈꾸자 하였으니

어제의 빛깔로 오늘의 색감으로

내일을 기약해 보자 한다

차디 찬 겨울강도 함께

건너가 보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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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