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한강은
이 시절의 컬러들
- 오늘 한강은
부쩍 추워진 아침
벽두새벽 아파트 단지 길
어둠을 쓸어 담고 있는 아저씨
부럽기도 하지
오색단풍 속에 쌍으로 앉아
구구단을 외고 있는 들비들기 부부
대단도 하지
겨울 외투 두껍게 껴입고도
더 꽉 채운 월요일 지하철
기가 막히지
하루도 거름없이
제 시간에 당산역 4-2 승강장 앞에서
전동차 문이 열리는 걸 보면
재밌기도 하지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모두 자기 핸드폰에 빠져
딴 세상에 가 있는 걸 보면
안스럽기도 하지
다문다문
부족한 잠 마저 챙기고 있는
젊은 학생들
이것들 모두
한강을 건너다니며 오늘을 살고 있는
이 시절의 칼러들
11월의 서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