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여행을 가본 사람들, 일본 영화,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것 같다. 일본은 왠지 다른 나라보다도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닌다는 느낌. 나도 처음에 일본에 갔을 때 자전거 전용 도로부터 자전거의 튼튼한 외형과 어린아이, 할아버지 나눌 것 없이 모든 사람이 타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그 이유에 대해 문득 궁금해졌었고, 만났던 부동산 직원부터 친구들한테 물어보면서 들은 답들을 모아봤다.
자전거를 구매하면 나라에 자동차처럼 신고해야 한다. 그러면 자전거마다 고유 번호가 등록된다. 그래서 만약에 도난당하면 나라 차원에서 찾아줄 수 있다. 신고가 들어온 자전거와 비슷한 자전거가 보이면 수시로 경찰이 검문할 수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해도, 찾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일본은 자동차를 주차할 곳을 증명하지 않으면 자동차를 구매할 수 없다. (도로 주차나 불법 주차가 불가능한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보통의 맨션에는 지하 주차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상 주차장에 유료 주차장이 많은데, 그 비용이 꽤 비싸다. 반대로 자전거 주차장도 있는데, 주륜장이라고 부른다.
나도 집을 계약할 때 1층에 있는 주륜장을 이용할 것인지 답해야 했었다. 그 비용은 물론 자동차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나는 더울 때나 추울 때 자전거를 타지 않을 것 같아서 자전거를 구입하지 않았지만 일본인 친구들은 생각보다 많이 가지고 있어서 놀랐다.
일본은 환승의 개념이 한국이랑 조금 다르다. 노리카에라는 환승 단어는 있지만, 환승에 대한 할인은 없다. 그냥 다른 호선의 결제를 다시 해야 된다. 그리고 기본요금은 170엔 정도지만(한화 1500원 정도), 환승 한번 하면 286엔이다. 이 가격은 아자부주반에서 시부야 가는 12분 정도의 거리인데 말이다. 짧은 거리임에도 높은 가격이니, 먼 거리면 대중교통인데도 4000-6000원을 편도로 사용하게 된다. 이런 경우 자전거를 타면 요금도 아낄 수 있고, 운동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물론 너무 먼 거리면 자전거도 어렵지만 말이다.)
장 보러 갈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 마트 앞에 동네 마트에도 자전거 주차 공간이 넓게 있다. 건강에도 좋을 테니 여러므로 장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집에서 역이 멀면, 집에서부터 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역에 있는 주차장에 세우기도 한다. 그리고 다시 집에 올 때 타고 온다.
그럼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자전거 도로만 사용하냐는 궁금증이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나도 자전거를 빌려서 타본 적은 있는데 도로에서 타면 너무 위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관광객이 많은 정적인 도로가 아니라 차들이 빠르게 다니는 도로를 말한다.
그래서 간혹 도로에서 타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나는 경험상 인도에서 타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체감했다. 그럼 인도로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불편할 것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불편하거나 무서울 때도 있긴 하다. 하지만 뒤에서 경적을 울리는 경우도 별로 없고, 최대한 타인에게 불편을 안 줘야 된다는 인식이 강해서 그런지 사람이 보이면 속도를 낮춘다. 나도 언젠간 사서 돌아다니게 될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