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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겨울은 따뜻해?

by 케이

이전에는 일본의 여름, 그것도 도쿄의 여름을 이야기했었다. 반대로 '겨울에는 그러면 따듯해?'라는 질문도 궁금하실 것 같아서 정리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외는 따듯하고 실내는 춥다. 그리고 이번 편은 도쿄에 대한 이야기다. 참고로 삿포로의 겨울은 월~씬 추우며, 오키나와는 가을 날씨처럼 따듯하다.


기온은 서울보다 따뜻한 편이다

도쿄는 12월~1월 대부분 0도에서 10도 정도다. 휴대폰을 켜서 날씨를 보면 늘 8도, 5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패딩을 따로 입을 정도까지는 아니고, 안에는 카디건 정도 입고 외투로 코트 정도를 입는다. 그 대신 목도리는 필수다. 목도리까지 없으면 춥다. 한국에 잠깐 놀러 올 때면 롱패딩 없이 돌아다니기가 어려운데, 도쿄에서는 필수라는 느낌까지는 아니다. 그래도 거리 돌아다니다 보면 허벅지까지 오는 정도의 패딩을 입은 분들은 볼 수 있다. 그래서 여행을 온다면 상의 하의 히트택과 두꺼운 코트 정도 챙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야상이나 가죽재킷을 입는 지인들도 있다. (나는 추위를 잘 타는 편이다.)


도쿄역 앞 (출처: unsplash)

눈은 아주 가끔 온다

나는 아직 도쿄에 살면서 눈을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우리나라는 눈이 자주 오는 편이라면, 도쿄는 눈이 잘 오지 않는다. 그래서 눈이 오면 제설 장비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있지 않아 있어서 곤란한 점도 있다. 기온이 따듯해서 그런지 비 같은 눈은 맞아본 적 있긴 하다. 하지만 하나도 바닥에 쌓이지 않고, 천천히 얇게 내리는 비 같았다. (어쩌면 추운 날의 비였을지도..?) 이만큼 눈이 드물기 때문에 눈이 오면 다 같이 SNS에 올리거나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다. 나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몇 년 전에 내렸을 때 사진으로만 몇 번 봤다.


온돌이 없어서 집이 너무 춥다

일본 겨울 여행은 료칸도 있고, 온천도 있으니 추천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본에 살 때도 겨울이 좋냐고 묻는다면 그건 절대 아니다. 그 이유는 집이 너무너무 춥기 때문이다. 처음 느껴본 실내 추위였다. 나는 인생의 절반 이상은 한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한국의 따듯한 집이 익숙했다. 한국은 온돌 보온이 잘되기 때문에 방이 전체적으로 정말 따듯한 편이었다. 하지만 일본은 바닥에 온돌이 없다. 차가운 바닥이 그대로 느껴진다.


우리 일본 집도 2024년에 지어졌는데, 온돌이 없는 걸 보면 최신의 차이는 아닌 것 같았다. 큰 가정집에 살고 있는 일본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기네 집에는 온돌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오, 역시 큰 집에는 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각 개인 방에는 없고 거실 바닥에만 온돌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왜 거실만 온돌이냐고 물어봤더니 그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리고서는 '딱히 안 추워서..?'라고 말했다. 충격적이었다. 안춥다고요...?


추운 집에서 따뜻하게 지내고 싶다

보통 일본인들은 이미 집이 추운 것이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따듯함을 위해 이미 털 슬리퍼, 전기 매트, 전기담요, 보온 시트, 코타츠를 가지고 있다. 유니클로의 플리스도 물론이고, 집에서 거의 반실 외 차림으로 지낸다는 지인의 사례도 들은 적 있다. 이것이 집의 상태나 축년도와 별개로 대부분의 사람들한테서 나오는 말이었어서 처음에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나조차도 도쿄의 첫 몇 달은 북향의 집에서 지냈었는데, 그랬더니 낮에도 추워서 바닥에 발을 대고 있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남향인데도 여전히 저녁이 되면 전기담요 없이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춥다.


짱구에 등장하는 코타츠 (출처: 짱구는 못 말려 애니메이션)


그래서 보통 에어컨 난방을 켜고 지낸다. 그러면 공기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가습기를 또 키고 있는다. 하지만 가습기를 너무 오래 틀면 일본집 구조상 창문과 문에 결로가 생기기 쉽다. (실제로 이걸로 고생도 했다...) 집이 바깥보다 따듯해진 상태에서 습기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습기를 너무 오래는 틀지 말고, 몇 시간마다는 큰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나는 일본의 여름보다 겨울이 더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더운 여름이어도 에어컨만 틀면 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여름은 해결이 간단했다. 하지만 겨울은 처음에 추워서 잠에 들지도 못할 정도였기 때문에, 첫 몇 주간은 주변 일본/한국 지인들한테 겨울 필수템 좀 알려달라고 물어보곤 했었다. 그래서 지금은 훨씬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겨울은 한국 집이 제일 편하고 따듯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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