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운전의 모든 것
꼭 운전면허 따셔야겠어요?
나는 늦은 나이에 운전면허를 취득했는데 면허시험을 볼 때 강사님의 이 멘트가 잊히지 않는다. 그 뒤로 주행 시험에는 두 번만에 합격했지만 여러 사유로 약 10년은 장롱면허였다. 그런 내가 해외에서 운전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사이판에서 하루 운전을 해 본 사람이라면 사이판은 스트레스 없는 운전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실제로 나는 왜 몇몇의 사람들이 드라이브를 본인의 힐링포인트라고 여기는지 사이판에서 느끼게 되었다.
제가 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어요!
사이판 한달살이 차가 꼭 필요할까?
사이판에서 아이들의 등하교는 공립학교의 경우는 스쿨버스가 있으나 사립학교는 주로 개인차량을 이용해서 등하교를 한다. 나처럼 한국에서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가 차량 없이 사이판생활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대중교통이 없는 편이다. 간혹 비치로드를 이동하는 버스가 보이지만 드물다. 그리고 인도가 따로 없고 주인 없는 대형견들이 거리마다 돌아다니기 때문에 도보로 이동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여담이지만 사이판에서 마주친 개들은 차 사람 모두 무서워하지 않는다. 한 번은 아이와 숙소 주변을 산책 나갔다가 개들이 떼로 달려오는 바람에 무서웠던 경험이 있다.
사이판에서 주차장 찾기
초보운전자인 나는 사이판에서 주차 스트레스가 없는 점이 가장 좋았다. 매장마다 손님 전용 주차공간이 있거나 소방차 전용 주차선 또는 NO PARKING이라고 표시된 곳을 제외하면 자유로운 주차가 가능하다. 게다가 차량과 차량 사이의 공간이 한국에 비해 널찍한 편이다. 이렇듯 여유 있는 주차가 가능하니 나 같은 장롱면허 엄마들도 사이판에서 운전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다.
사이판에서 필요한 운전면허증
사이판에서 운전할 때 우리처럼 30일 이하 체류 시 한국면허증을 그대로 가져가면 된다. 렌터카 회사의 서류작성 시 복사본이나 종이 임시 면허증이 아닌 플라스틱 실물 면허증이 필요하다. 렌터카 회사마다 규정이 다르겠지만 추가 운전자 등록 시에도 조건이 동일했다. 참고로 30일 초과 체류 시에는 국제운전면허증이 필요하고 최대 90일까지 운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사이판에서 주유비용은 얼마나 될까?
렌터카는 처음 차량을 받을 때 기름이 가득 채워져 있다. 이용하면서 발생되는 주유비용은 개인 부담이고 차량 반납 시 처음과 같은 상태로 주유 후 반납해야 한다. 내가 방문했던 사이판 주유소는 셀프주유소가 없었다. 차량마다 다르겠지만 주유 비용은 거의 가득 채웠을 때 나의 렌트차량 도요타 코롤라(compact) 기준 50~60달러 정도 비용이 발생했다.
사이판에 가기 전 읽어두면 좋을 교통정보
유턴이 없는 사이판?
사이판은 한국처럼 유턴 표지판을 찾기 어렵다. 지정된 차량과 장소에 한해서 표시가 간혹 있긴 하다. 유턴 대신 주행을 하다가 좌회전을 하고 싶다면 왼쪽 차선으로 이동 후 정지하고 기다리면 된다. 다만 이때 차선은 중앙 노란색 차선일 때 가능하다. 이 부분은 처음에는 너무 생소했지만 한 달 동안 적응하다 보니 운전하기에 정말 편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사이판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가 있는지 아무리 차가 많아도 중간 깜빡이를 켜고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기다리는 차량에 클락션을 울리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사이판의 평균속도?
서울에 사는 내가 한국에서 40~55km로 거북이처럼 주행한다면 어땠을까? 분명 여기저기에서 빵빵 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사이판의 평균속도라는 사실! 마일(mph)로 환산하면 25~35마일이다. 실제로 이 속도로 운전하면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올 정도로 느린 속도이다. 그러나 이 속도 안에서도 교통법규가 잘 지켜지고 그 누구도 천천히 간다고 해서 화를 내는 경우는 없었다.
스쿨버스가 보이면 무조건 멈춰라!
우리나라도 도입하면 좋다고 생각했던 점이다. 스쿨버스가 주행 중 멈춘다면 양쪽 차선 모두 반드시 정지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스쿨버스가 우선시 된다면 사고가 줄어들지 않을까 엄마 마음에서 늘 생각이 들었다. 출퇴근 시간에 스쿨버스가 교통량이 많은 길 한복판에서 멈추기도 한다. 이 경우에도 단 한대의 차량도 경적을 울리거나 스쿨버스를 앞서가는 법이 없다. 다들 여유가 있든 없든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기다려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멀리서 STOP 표지판이 보이면?
사이판은 도로 중간중간 STOP 표지판이 꽤 많이 보이는 편이다. 멀리 서라도 STOP 표지판이 보인다면 최소 3초 이상은 근처 주행 차량이 없어도 멈췄다 가야 한다. 이 또한 경찰 적발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사이판 한달살이 중 교통법규 단속을 하는 경찰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언제 어디서나 보행자가 우선이다.
사이판은 횡단보도가 아주 잘 되어있는 편은 아니다. 안전을 생각한다면 물론 횡단보도를 찾아 건너야 하지만 사이판은 횡단보도 간의 거리가 먼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럼에도 사이판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보행자가 우선이다.
누구나 각자의 상황이 다를 것이고 어쩌면 보행자가 갑자기 길을 건너려는 행동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이판 한달살이 동안 운전자들은 조급해하거나 불편해하는 기색이 없었다. 양방향에서 달려오던 차들은 모세의 길이 갈라지듯 보행자에게 길을 만들어주었고 심지어 보행자가 그 길을 다 건널 때까지 한대의 차량도 움직이지 않는 정말 기적 같은 모습을 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