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인 아프리카에 가다

아프리카 생활 시작

by Celine

아토피인으로 사는 일은 어제는 나를 살고 싶지 않게 하고 또 갑자기 오늘은 평범한 사람인척하게 만든다. 언제 아토피 증상이 발현될지는 의사도 나도 아마 신도 모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어릴 때 주변 어른들이 가장 많이 내 피부를 보면서 하시던 말씀이 "결혼하면 체질이 바뀌어서 낫는다고 하더라."였다. 아마 이 말을 항상 듣고 자란 터라 내 환경이 바뀌면 나도 나을 수 있다는 헛된 기대감이 있었던 것 같다.


18시간 만에 도착한 아프리카

나는 20대 후반 아프리카의 외국인 노동자가 되었다. 난 MBTI 가 ISFJ로 성격이 전혀 외향적이지도 않고 혼자 생각이 많은 편이다. 그런 내가 어떤 나라인지도 알지도 못하는 아프리카에 갔던 이유는 단 하나, 내가 할 수 있는 프랑스어를 활용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 이야기가 거창할 뿐이지 실력이 전혀 출중한 건 아니다. 단지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고 싶어서 한국을 떠났다.


내가 지내던 곳은 겨울은 있지만 날씨가 항상 건조하고 햇볕이 강한 날 외출을 하면 속피부까지 수분이 날아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국과의 시차로 매일같이 이어지는 야근에 피자나 파스타 같은 기름진 음식이 일상생활에 함께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피부가 꽤 괜찮은 편이었지만 어김없이 아토피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토피 약을 공수하라

현지에서 이름 있다는 유명 피부과를 다녀봤지만 마치 이런 피부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었다. 프랑스에서 수입해서 좋다는 로션도 발라보고 한동안 세수를 하지 말라는 의사말에 따라 출근할 때 세수를 안 하고 토너와 로션만 바르고 간 적도 많았다. 결과는 역시나였다.


2013년 프랑스여행 갔을 때 일본인 친구가 선물해 주었다. 아토피 크림


몸은 외국에 있지만 난 출장 오는 분들 편에 내 약을 부탁드리기 바빴다. 지금 생각해 봐도 다시 한번 감사한 일이다. 뉴스를 검색하다 보니 그 당시 도라지에서 추출한 발효 유산균이 나와 효과가 좋다기에 먹어보았다. 그리고 심지어 한약까지 요청드려 아프리카에서 한약을 달고 살기도 했다. 분명 다른 분이 효과를 봤다는 서울 유명 한의원이었는데 휴가 때 들러 약을 다시 지어먹었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 엄마표 나물밥을 먹고 쉬는 동안이 피부가 더 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의 대학동기 중 한 명도 나처럼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 그 친구도 안타까운 마음에 본인이 처방받은 약을 편지봉투에 넣어 몇 봉씩 보내주기도 했다. 피부과 약을 먹으면 예전엔 약간의 차도가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약은 약일뿐 전혀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2011년에 친구가 보내준 편지와 약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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