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기도 하고, 이제 자녀까지 두었으니 자녀의 경제 교육까지 과제만 하나 더 추가되었다.
김승호 회장님의 '돈의 속성' 책을 읽으며 돈에 대해 취해야 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돈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일종의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셨던 부모님 덕분에 나는 자라면서 돈에 대해, 자본주의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야기해 본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다른 직업 대비 일찍 고소득이 가능했던 나의 경우 참 아쉬운 순간들이 많았다. 몰랐을 땐 내가 놓친 기회들이 어떤 것인지조차 몰랐으나 알고 나니 껄껄껄 후회막심한 기회들이 여럿 있었다.
'돈의 속성'에서 저자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투자와 창업이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물론 무조건 직장을 때려치우고 창업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큰 방향성을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현재의 나 또한 현업을 유지하면서 직장인이나 자영업자가 아닌 사업가로 비즈니스를 구조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산다는 것
'자본주의'.
이름 그대로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를 말한다. 사유재산이 인정되며, 자본을 활용하여 이윤을 추구하는 사회체제이다.
그렇다면, 자본은 무엇일까?
'자본'은 생산에 투입되는 돈이나 재화, 노동을 의미한다. 경제학적으로 용어를 분석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내가 전문가도 아닐뿐더러 오늘은 이쯤에서 개념 설명은 넘어가려 한다.
비밀의 방에 입성하고, 나에게 자본주의의 큰 틀에 대해 알려준 것은 우연히 접하게 된 하나의 다큐 프로그램이었다.
[EBS 자본주의].
아마 모르는 사람을 찾아보기 더 힘들 정도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영상이나 책의 형태로 찾아보고 있는 웰메이드 다큐이다. 아직 자본주의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2012년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시리즈를 꼭 한번 보길 바란다. 시리즈를 보다 보면 자본주의의 기본 개념과 역사, 그 안에서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경제 공부를 시작하고 '사유재산이 인정되는 경제체제의 일원으로 살면서 돈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무관심한 것은 어쩌면 직무유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불과 5, 6년 전의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물론 수입과 지출, 세금, 보험, 부수입을 낼 수 있는 방법까지 직접 고민하고 신경 쓰게 되면서 골치 아픈 순간들이 더 많아진 건 사실이다. 때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순간도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뼈저리게 깨달은 사실 두 가지는 '내가 신경 쓰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챙겨주지 않는다는 것'과 '전문가를 무조건 믿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는 것'이다.
그저 챙겨주지 않는 정도라면 그나마 운이 좋은 것이다.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호구 잡히기 십상인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20대 때 전문가랍시고 하는 조언을 의심 없이 그대로 믿었다가 큰 손해를 보거나 크게 후회했던 경험 하나씩은 아마 있을 것이다)
이 연재 브런치북의 제목에 '자본주의 생존기' 표현을 넣은 것 또한 이런 배경에서였다. 노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 싶었다. 나와 비슷한 깨달음으로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 2030들에게 나의 경험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