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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빛을 찾아

by 몇몇

모든 순간엔 빛이 있다. 그 많은 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우린 빛과 어둠이 얽힌 모호한 형태를 경험한다.


빛이 있음을 알지 못하면, 빛을 발견할 수 없다. 우리의 눈이 너무 부시지 않도록 빛은 작게 숨어 우릴 기다린다.


괴로운 순간일수록 더 큰 빛이 우릴 기다린다. 이 진리를 알아챈다면, 우린 매일 보물 찾기에 참여하는 아이가 될 수 있다.


지각으로 마음 졸여본 이는 자괴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다음에 더 일찍 나올 것을 다짐한다. 그 마음이 빛이다. 그 일 덕분에 우리가 가진 습관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거꾸로 잘못 탄 지하철에서 우린 분노할 수도 있고, 반대로 간 덕에 보게 된 풍경에 감탄할 수도 있다. 우린 그때 조급해 할 수도 있고, 조금 돌아간 덕에 자리에 앉게 됨에 감사할 수도 있다.


빛을 찾는 일은 이렇다.


병을 얻어 치료받았던 사람들 중 그때를 계기로 운동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든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아주 커다란 빛을 찾은 것이다.


빛은 어느 순간에나 있다.

어느 짧은 때에나 있다.


매주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일에 실패하여 낙담한 대신, 그 경험이 새로운 글을 가져다주는 것을 깨달았다. 실패가 없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감정이 바로 빛이다.


빛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가 발견해 주기를 기다린다.


혼란 가운데 고통 가운데 자꾸만 어둠이 드리우지만은, 잊지 말자. 빛은 어디에나 있다. 어디에나 있다.


아주 캄캄해서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것 같은 순간에도, 그 순간의 빛이 분명히 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고 나면 찾을 수 있다.


오늘 지금 이 순간, 당신이 경험하는 빛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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