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스스로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을 한다. 우린 모두 그렇다. 반복되는 악연이라거나, 자꾸 벌어지는 같은 실수라거나.
바꾸기 어려운 어떤 틀 안에서 우린 의문을 품고 다시 그런 나를 만나고, 또다시 만나곤 한다.
이유를 찾아본 적 있는가?
왜 어떤 사람이 싫음에도 계속 만나고 있는지, 혹은 누군가가 좋은데도 다가가지 못하는지, 자꾸 반복되는 관계의 패턴 속 내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왜 나는 이런 선택을 하고 있는지?
그 속에 내가 경험한 일들과 과거가 잔뜩 담겨 있을 수 있다. 멈춰서 찬찬히 나를 둘러보다 보면, '그런' 사람을 피하게 되는 나와 무의식적으로 내가 경험한 '그런'특징의 사람이 떠오를 수 있다. 두 번 또는 세 번이 된다면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멀리해, '그런' 사람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가 내린 결론일 수 있다.
혹은 내가 경험한 아픔, 누군가 보듬어 주길 바라는 순간의 '나'를 다른 사람에게서 찾기도 한다.
그 사람을 만날 때, 정말 표면적으로는 그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사실 나를 만나 위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복적으로 과거의 나를 만나 위로를 건네는지도 모른다.
반복되는 실수 안에는 긴장하고 불안해하는 내가 있다. 자꾸만 비슷한 일들 앞에서 더욱 머뭇거리고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나.
나의 모든 것들에는 귀한 이유가 담겨 있다. 오늘도 삶에 의문이 드는 어느 날에, 펼쳐볼 가장 유익한 책은 나 자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