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의료시스템
오늘은 일 년에 한 번 정기검진( Annuel check up)이 있는 날이다.
매번 병원 예약을 잡을 때 이른 아침시간이었는데 오늘은 다행히 오후에 병원예약을 잡혀서 조금 느긋한 하게 여유를 부릴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는 남편과 나의 혈액검사와 그동안 복용했던 약의 처방전을 연장하는 일과 자궁경부암검사, 그리고 한 달 전부터 기침을 한 남편을 위해 X-ray를 요청할 생각이다.
캐나다에서는 몇 년 전부터 패밀리 닥터(Family Doctor)와의 진료 시에는 한 번에 한 가지씩만 진료를 컨설팅을 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적어놓은 것을 다 요청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 년에 한 번 오는 것이니 다 해 달라고 할 예정이다.
패밀리 닥터(Family Doctor)라고는 하지만, 집에서 1시간 정도 운전을 해서 가야 하는 거리에 병원이 있고, 내가 당장 감기나,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집 앞에 있는 동네 내과나 가정의과를 찾아가는 한국의 형편과는 달리 예약을 해야지만 패밀리 닥터(Family Doctor)를 만날 수 있다.
물론 한국처럼 아프면 달려갈 의원이라는 곳이 있긴 하다. 워크클리닉(Walk Clinic). 말 그대로 예약 없이 걸어 들어가 진료를 볼 수 있는 곳이긴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는 이곳도 온라인이나, 전화로 예약을 해야지만 갈 수 있고, 가서도 적어도 3-4시간 후에나 의사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의 패밀리 닥터(Family Doctor)는 Dr. Cohen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거이 80세쯤 되어 보이는 유대인 할아버지다. 성격도 까칠하고, 가끔씩 농담도 하긴 하지만 비꼬는 투이다.(sarcastic joke)
닥터 코헨(Dr. Cohen)이 패밀리 닥터(Family Doctor)가 된 것도 벌써 8년째이다. 적지 않은 시간을 알고 지낸 셈이다.
퀘벡, 아니 캐나다에서 패밀리 닥터(Family Doctor)가 있다는 것은 많은 베네픽이 있다. 그중에 가장 필요한 것은 비록 소견서가 접수되어도 질병의 위중에 따라 3개월 에서 6개월 , 심지어는 1년이 넘게 기다려야 할 수 도 있지만, 대학 병원이나 상위 병원의 전문의를 만나려면, 패밀리닥터의 소견서가 있어야지만 된다.
캐나다에 이민온 한국 사람들은 느리고 복잡한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자주 토로한다. 한국의 편리한 시설과 상대적으로 빠르게 의사의 진료를 볼 수 있는 환경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로서는 캐나다의 이러한 의료시스템이 답답하기만 할 것이다.
한국은 대학 병원이나, 기업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영리적 목적이 다소 있지만, 캐나다에서는 모든 병원이 오직 국민의 건강을 목적으로 국가가 통제 관리하는 보건시설이다.
운영자금 또한 환자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연방정부와 주정부 모두 세금으로 의료 시설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보험을 가지고 있는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들은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물론 모든 것이 무료는 아니다. 특정 치과와 안과 치료는 무료 진료에서 제외된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부분의 병원은 자원이 풍족하지 않기 때문에 과잉진료는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진료를 대충 하거나 필요한 치료를 빼거나 하지는 않는다.
병원은 의료 환경에서 프로토콜(Medical Protocol), 즉 의료 지침( Medical Guideline)이 있어 환자의 특정 소견을 조사하거나 특정 질병을 관리하기 위해 따라야 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일련의 지침을 따라 환자를 진료한다.
한 번은 시중에 파는 위장약을 복용한 후 부작용으로 검은 변을 보게 되어 워크크리닉(Walk -Clinic)에 갔는데 의사가 진료한 후 소견서를 써주며 빨리 큰 병원 응급실에 가라는 것이었다. 응급실에 가면 적어도 8-12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걸 알고 있어서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살짝 고민이었지만, 처방전도 있고 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집에서 가까운 대학병원응급실로 갔다. 접수를 마치고 난 후 얼마되 않아 나의 이름을 부르고 내가 의사를 직접 만난 시간은 불과 30분이 되지 않았다. 그만큼 나의 증상이 이들의 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응급환자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의료시설과 시스템은 각 나라의 실정에 맞게 기준하여 실행된다고 알고 있다. 따라서 완벽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불편한 점들은 개선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지 불평만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이다.
캐나다에 이민을 와서는 의사를 만나는 과정이 불편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건강관리를 스스로 더 하게 되는 장점도 있다. 또 의사대신 가까운 약국의 약사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약사를 만나는 것이 의사를 만나는 것보다 용의 하며, 약사에게도 증상을 설명하면, 의사처방이 필요 없는 안전한 약들을 추천해 주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난 닥터 코헨(Dr. Cohen)은 꽁지머리를 잘랐다. 옛날보다 단정한 머리덕인지 젊어 보였다.
자기는 100세까지 진료를 할 거라고 큰 포부를 매번 만날 때마다 한다. 패밀리 닥터(Family Doctor)를 구하기 힘든 퀘벡에서 나는 꼭 그렇게 하라고, 그래서 우리의 건강을 책임져 달라고 너스레를 떤다. 가끔씩은 처방전을 적다가 “뭐가 필요하다고 했지?”라고 반문할 땐 이 나이 든 의사의 정신세계를 믿어야 할지 의심이 되긴 하지만, 주민의 33%가 패밀리닥터가 없는 형편에 그래도 닥터코헨(Dr. Cohen)이라도 있는 게 다행이다 싶다.
결국 나는 오늘 내가 목적한 모든 것을 닥터 코헨(Dr. Cohen)으로부터 받아냈다. 이제부터 엑스레이도 찍으러 예약을 잡고, 혈액검사 온라인 예약을 위해 Clic Santé에도 들어가야 한다.
오늘은 정기검진(self Annel Check up)하면서 퀘벡을 포함한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소개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