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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RED BUTTON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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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엉이 아빠 Oct 30. 2022

제8장. 이벤트

소설 RED BUTTON

소설 RED BUTTON

 해가 중천에 떠 있지만, 커튼에 반쯤 가려진 창문으로 새 들어오는 햇볕은 방안을 더욱 어둠침침하게 만들고 있다. 오로지 키보드의 타닥 소리와 마우스의 딸깍 소리만 있을 뿐이다. 오늘도 한성이는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아직 엄마가 오려면 한참 남았기 때문에 마음 놓고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한성이에게 어린이날 이벤트는 말짱 꽝이었다. 미성년자를 위한 이벤트라 한성이가 뽑은 선물상자는 그저 그런 어린이용이었다. 이따위 것으로 레벨을 올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게임에 돈을 쓰기에는 엄마의 불호령이 너무 무섭다.

 ‘참 엄마는, 다른 애들 엄마는 자기가 용돈 받은 선에서 현질 하는 건 전혀 뭐라고 안 하던데….’

 한성이는 푸념하지만, 모니터를 계속 주시하며 손을 비빈다. 기다리고 있던 어버이날 이벤트다. 성인용 선물상자가 쏟아질 예정이다. 잘만 하면 큰 게 떨어질 수도 있다. 한성이는 두 손 모아 믿지도 않은 하나님, 예수님, 부처님, 알라신에게 소원을 빈다.

 ‘이번 한 번만 저에게 크나큰 선물을 내려주십시오. 한방이면 됩니다.’     


 한성이는 성인 버전으로 게임에 참가하고 있다. 어린이용 버전은 시시하다며 초등학교 골수 유저들은 이미 엄마, 아빠, 주민등록번호, 몰래 핸드폰 인증 등을 통해 성인 버전으로 게임에 임하고 있다. 한성이는 정보통 친구를 통해 시작부터 성인 버전으로 계정을 만들었다. 따라서 어린이날 이벤트의 선물상자는 거의 도움 되지 않았다.

 한성이는 그동안 모아 왔던 이벤트의 조각들을 마우스로 끌어서 하나하나 맞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조각이 맞춰지는 순간 성인용 이벤트 선물상자가 화면에 번쩍하고 놓였다.     


‘상자를 여시겠습니까’     


 내레이션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예- -아니요-     


‘예!!!’

 한성이는 ‘예’ 버튼을 클릭하고 눈을 감았다. 모니터에 밝게 뭐가 터지는 듯 보였다. 한성이는 속으로 대박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조금씩 실눈을 떴다.


“와!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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