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세상에는 고수가 많겠지?”
“그럼, 항상 우리 주위에는 고수가 많지”
윤미는 한성이가 갑자기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혹시 게임 때문? 요즘 더 바빠져서 신경을 못 썼는데, 한성이가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엄마로서 죄책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제는 이런 불만 품지 않으려고 했는데, 생계를 위해 아등바등해야 하는 현실에 용대가 조금 원망스러운 윤미다.
“아무리 실력을 키워도 항상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
“너, 지금 게임 이야기하니?”
“아니, 뭐 세상을 살다 보니 그런 것 같아서.”
한성이는 약간 뜨끔 했다. 게임 내에서 약간 고수가 된 것 같았는데, 또 다른 강적들이 나타났었기 때문이다. 고수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이고, 아드님아, 얼마나 세상을 사셨다고 그러세요?”
“엄마 그래도 나 11년은 살았어요, 요즘 인생에 대해 좀 많이 생각하고 있어서 그래요.”
윤미는 아들 한성이가 철이 너무 빨리 드나 걱정된다. 아직은 천진난만해야 할 나이다. 조금 더 한성이에게 시간을 할애하고 조금 더 안아줘야겠다 다짐해 본다.
“한성아, 세상에는 고수가 많지만, 지금 너 자체가 고수 일도 수 있어. 너는 엄마한테 소중한 존재잖니? 엄마한테 한성이는 고수야. 한성이는 아들로서 100점짜리니까 전문가인 셈이지. 모든 것에 최고가 될 필요는 없어.”
“치, 맨날 혼내면서. 알겠어요, 엄마. 좀 더 고수인 아들이 돼볼게요. 모든 일에 최고가 될 필요가 없겠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에는 최고가 되고 싶어. 해내고 말 거야”
“그래? 그게 뭔지 알 수 있을까?”
“그건, 우선 비밀이야.”
“그래, 아들 파이팅, 너무 무리는 하지 말고.”
“물론이지.”
한성이는 게임에서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정보를 캐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고의 위치에 있는 고수들의 모임에 가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엄마가 일하러 나가면 인터넷 카페를 좀 뒤적거려봐야겠다고 몰래 계획을 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