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던 십 대 때 불행했던 이유- 1

'꿈'은 내게 사치였다

by 윤슬

대학교를 가지 말라며 등 떠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중학교 때 작은 시골학교에서 성적우수상도 꽤나 받고, 고등학교도 괜찮은 인문계열에 입학할 정도의 성적이 되었다. 하지만 중3 때 인문계열 대신 실업계열의 학교를 선택했다.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지 못했던 나에게 '꿈'이란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그 후, 고등학교 실업계를 진학해서 성적우수자들만 선택할 수 있는 대학 진학반엘 들어갔다. 이 선택 또한 대학을 가기 위함은 아니었다. 미래의 취업을 대비해서라도 성적관리는 우선이었기 때문.

고3 초엔 어쩌다 반에서 1등도 하게 되어 진학 담당 선생님께 간호과를 추천받으며 상담도 자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럼에도 결국 성적에 맞춰 대학교를 선택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꿈'이 없었던 나에게 대학교는 그저 사치에 불과했다. 물론 나 또한 집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고심해서 대학교를 고르고 캠퍼스 생활을 누려보고 싶은 욕심은 있었다. 나도 사람이니까 말이다.








초. 중. 고 성적이 늘 좋지 않았던 둘째 언니는 친구 따라 강남 가듯 관심도 없던 호텔조리과를 선택하여 대학을 갔었다. 가난했던 우리 집은 올 학자금 대출로 둘째 언니의 대학 공부를 시켜줬다. 동기들과 캠퍼스 생활을 누리고, 술을 먹고 놀기에 바빴던 언니는 수업 일수가 모자라 대학 졸업을 하지 못했고, 나는 그 덕분에 막연히 갖고 있었던 환상을 대차게 끊어낼 수 있었다.


우리 사 남매는 모두 두 살 터울이라 언니가 대학을 졸업하면 내가 입학하고, 내가 졸업할 때쯤 남동생이 입학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미 우리 집엔 졸업도 하지 못 한 언니의 학자금 대출이 있었고, 집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인 내 남동생도 이미 대학을 가겠다고 의사를 비춘 바가 있었던 터였다.



사 남매 중 셋째로 어중간하게 중간에 낀 나는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선택적 짧은 끈의 소유자가 되었다.




이전 02화서른여섯 살인데 초등학생들이 따돌립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