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개 사이의 사랑은 전원적이다.
갈등이나 가슴이 메이는 장면, 진화 같은 것이 없는 사랑이다.
카레닌은 토마시와 테레자 주위로 반복에 근거한 삶의 원을 그었고
두 사람도 그에게 같은 일을 해주길 기대했다.
카레닌이 개가 아니라 인간이었다면
틀림없이 테레자에게 오래전에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이봐, 매일같이 입에 크우아상을 물고 다니는 게 이젠 재미없어.
뭔가 다른 것을 찾아줄 수 있겠어?'
이 말에는 인간에 대한 모든 심판이 담겨 있다.
인간의 시간을 원형으로 돌지 않고 직선으로 나아간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이기에, 인간이 행복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p.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