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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솔현 Sep 30. 2024

은둔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것 들.

내 연재물의 제목은 ‘도시은둔녀의 외롭지 않은 인생’이다. 나홀로도 잘 살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고 싶다.

혼밥한다고 의기소침할 필요도 없고, 혼자 돌아다닌다고 남의 눈총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즉, 2005년쯤의 <kbs의 1박2일> 에서 였나? 강호동이 외쳤다.

“나만 잘 살면 돼!!”

이 말이 강하게 나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너무 이기적으로 들릴 지도 모를 일이다. 근데 내가 살자고 하니 주변과도 상생해야 나도 살고, 주변도 산다. 즉 먼저 자신이 잘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외부에 있다. 남의 시선을 엄청 의식해서 남이 자신을 어떻게 볼까 비교하고 고민한다. 그리고 남의 시선에 의해 많이 좌지우지 된다. 그러면서 우울증도 오고 자포자기한 심정이 된다. 그 남도 본인과 같다는 생각은 못하면서.

외국, 특히 미국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본인에게 가 있다. 남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렇다고 막 옷차림도 괴상망측하게 입고 하는 것도 아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신을 표현한다. 남의 시선에 좌지우지 되지 않지만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들은 우리나라처럼 남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해서 걱정들을 한다.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아니, 사랑도 거창하다. 믿어야 한다. 

난 인맥이 없고, 만나는 이도 없다. 그러나 외롭거나 의기소침하지 않다. 내가 잘 나면 언제고 사람들이 다가와 주기 때문이다. 내 경험이다. 

그러나 내가 좀 대인기피증이 있긴 해서 깊이는 사귀지 않는다. 좀 사람을 무서워한다고나 할까. 그래도 대인기피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영상을 좀 찍어서 연설(?) 비스끄므리한 걸 찍어보기도 했다. 많이 대인기피증은 극복이 되었다 생각이 들지만 또 모를 일이다. 대중 앞에 서면 이상증상을 보일 지.

은둔을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아니다. 


많은 독서와 영상찍기 기술, 뜨개질 기술, 외국어 실력 향상등등을 열심히 연마했다.

요즘 독서를 줄였다. 영상 찍어 유튜브에 업로드 하며 조언을 들었다. 그래서 좀 많이 나아졌지만 인기는 없었다.ㅋㅋ 뜨개질은 인형뜨고 싶어서 시작해서 이도 인형을 왠만한건 다 뜰 수 있게 되어서 스톱했다. 외국어 실력만 7년째 유지 중이다. 

외국어는 일상대화가 가능하게 하자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그래서 그 경지까지 올렸다. 

건드린 언어만해도 4개국어.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영어였다. 영어는 20년 넘게 붙들고 있던 거라 잘 해 보고 싶었다. 나머지도 주변국이고 많이 쓴다길래 시작했다. 한 언어만 하면 재미가 없어서 건드렸다. 이 언어들을 돌려가며 보니 재미가 있었다. 서로 다른 형태의 언어들인데 공통분모도 찾으며 독학했다. 그러나 유튜브에서 보는 영어권 원어민처럼 빠른 말속도를 못 쫓아가겠더라다. 여기서 독학의 한계를 겪었다. 그래도 계속 노력하다 보면 되겠지?


즉, 내가 얻은 건 “뭐든지 못 할 거 없는 자신감”과 “두려움의 극복”이다. 사실 은둔생활하면서 직장을 다니지 않았던 건 아니다. 무조건 백수 생활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틈틈이 직장생활로 내 자신을 다독였다. 단점은 역시 대인기피로 사람과 어울리는 게 조금은 문제가 있었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에 직장동료들과는 잘 어울렸지만 깊이 친구관계가 되지는 않았다. 다니는 동안 잘 지냈으니 두려움을 숨긴 내 자신이 대단하는 생각이 든다.

우울증도 많이 나아졌다. 얼마나 심했냐면…… 무기력이 하늘을 찔렀다. 계획을 세워 자살하는 행위 자체도 귀찮았다. 한 동안 불안하게 살다가 병원에 갔는데 안 죽고 살아 있는 게 이상할 정도라고 할 정도로 병이 심각했다. 매 월 만날 때 마다 의사교수님은 내 팔뚝, 목, 다리를 살폈다. 칼로 그은 상처가 있는 거 아닌가 하고. 한없이 울적했다. 그러나 지금은 울적하지 않고 보통 사람처럼 감정이 평온 해졌다. 아직 약을 먹어 감정기복이 크지 않지만 정상생활과 일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좋다. 우울증을 이겨내는 과정은 힘들었다. 이를 통해 건강한 사람이 되어서 좋다.


이렇게 내 은둔생활에서 얻은 것은 ‘근거 있는 자신감’과 ‘투병 끝 완치’라 말할 수 있다. 

앞으로의 나는 은둔으로 얻은 이 두가지를 바탕으로 어떤 시련이라도 이길 자신감으로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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