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시의 은둔녀가 되어 우울증도 20년째 앓고 있다. 우울증이 온 건 내가 워낙 남에게 화를 내지 못하고 끙끙 앓다가, 심리적 자학도 심하게 하면서 알게 되었다. 또한,
사람들에게 많이 실망도 하고 괴롭힘도 당하고 해서 사람을 멀리하는 대인기피증과 고소/폐쇄공포증도 있다.
이렇게 두려움이 많으면서도 계속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은 한 결 같다. 어울릴 수 있다고 여긴다. 단지, 내가 마음 속 깊은 곳에 사람을 무서워 해서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지는 못한다. 친구를 만들기 어려워한다. 두렵고 무섭다. 이 사람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분명 나에게 해코지할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내 경험상 그렇지 않을 사람이 뒤 돌아서 해코지를 많이 당했다. 남들에게 당한 해코지를 이야기하면 절대 믿지 않는다. 점잖고 진중한 사람들이 야수 같은 얼굴을 숨겼다는 생각을 절대 못해서다.
그렇지만 착한 사람, 앞뒤가 같은 사람도 많다. 난 이 사람들의 도움도 곧잘 받았다.
그래서 도움받은 게 있으니 그에 걸 맞게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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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숲 속에 입산하지 않고 그냥 도시에 남아 사람들의 부대낌을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거다. 그냥….. 사람은 싫지만 편의시설이 잘 갖춘 도시가 편하고 내가 먹고 싶은 거, 입고 싶은 거를 언제든 내가 원할 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속에 입산하면 내 스스로 찾아서 하지 않으면 따뜻한 방과 맛있는 찬거리를 얻을 수 없지 않은가. 도시는 ‘돈’만 있음 제대로 다 얻어먹을 수 있다. 내가 황금만능주의자는 아니지만 세상살이가 이렇다고.
도시 또한 자연의 숲 속만큼 고립이 가장 잘 되는 곳도 없을 것이다. 도시인들도 사람과 스쳐 지나갈 뿐이지 말을 제대로 섞지 않아 입에 군내가 날 지경도 이르기도 한다. 내가 그런 적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서울에서 말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내가 가던 길 계속 가며 많은 인연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도심 속의 자연인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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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내가 세상을 피한다해도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람 속에서 살아야 한다.
사람과 인연을 끊었다는 자연인도 자신의 아내들과 자녀들 통해 세상과 소통을 하고 있는 모습을 TV프로그램에서 보여 줬다. 부족한 건 가족이 보충해주면서. 세상과 아주 단절된 모습이 아니였다. 세상과 어찌저찌 연결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울증 치료도 의사와의 만남으로 이뤄지므로 치료도 잘 받으며 세상과의 소통도 지금 그래 왔던 것처럼 잘 헤쳐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