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루에 한 번씩 눈썹 정리를 한다. 당장 내 얼굴에서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눈썹이 뽑히는 순간 따끔한 느낌이 좋다. 그러다 간혹 안 뽑히는 짧은 눈썹이 생기면 심란해진다. 어느 날은 완벽하게 정리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눈썹 정리를 다했는데 조금 더 정리하고 싶을 때는 손톱을 다듬는다. 나는 긴 손톱으로 살지 못하는 사람이기에 이미 손톱은 짧지만 0.2mm인 그 손톱마저 잘라버린다. 손톱은 눈썹정리에 비해서 금방 끝난다. 신중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1분 안에 끝나버리는 이 정리는 너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손톱까지 자르고 나면 발톱도 한번 봐줄만한다. 그러나 손톱만큼이나 발톱도 긴 것을 못 보기에 이미 짧을 것이다. 지금 자르면 왠지 걸을 때마다 발톱이 아플까 괜찮을까를 고민하다 괜찮다 싶으면 발톱도 자른다.
그다음 시간이 되면 귓속을 정리한다. 면봉 세 개를 준비한다. 면봉 한 개당 한 귀를 후비고 남은 한 개로 반씩 한 번 더 쓸어주면 된다.
여기까지 왔는데도 뭔가 더 하고 싶을 때는 빗에 있는 머리카락을 제거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는 왜 또 글을 쓰지 않고 이러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