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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오 Aug 16. 2023

내면의 목소리를 찾기 위한 준비물

20대, 내면의 목소리를 찾아서 3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위한 준비물이 하나 있다. 바로 이완이다.

현대인들은 늘 긴장 상태에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고, 일을 열심히 해야하고, 뭐든지 빨리 빨리 해내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얕보이지 않기 위해서. 몸에 힘을 주고 언제든지 기민하게 대응 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긴장을 알아차리고 푸는 법을 배우지 못 하니 늘 긴장한 상태로 살게 된다.


긴장을 하고 있다는 의미는, 내가 아닌 바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러니 내면의 목소리를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반대로 긴장을 풀어내야 한다. 이완을 해야 시선을 내면으로 돌릴 수 있다.


지금 한 번 시계를 보고 5초 동안 숨을 들이마시고, 4초동안 숨을 참은 다음, 8초 동안 숨을 내쉬어보라. 호흡을 하기 전보다 목이나 어깨에 힘이 빠졌다면, 방금 몸은 긴장 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이 호흡을 5번 반복한다면 어떨까?

3번째부터는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지루하다는 감각은 마음이 차분해지고 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빠르게 등장하는 새로운 자극에 익숙할수록 자극이 없는 반복적인 상태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그럴수록 점점 평안해져간다. 만약 이 평안함에서 조금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이 평안을 지속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5번 천천히 호흡을 해보자. 그리고 7번, 10번 조금씩 늘려가보자.

그러면 기본적인 호흡 명상을 한 번 해낸 것이다.


명상은 속세와 거리가 먼 이미지이지만 살아감에 대한 모든 원리가 담겨있다. 더불어 현대 심리학에서 심리치료 기법의 일종으로 받아들인 마음챙김 명상은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조절하는데 알맞게 구성되어있다.


상담실은 처음 갔을 때, 선생님께서는 내가 호흡이 얕고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있다는 피드백을 해주셨다. 나는 그 말을 하기 전까지 내가 늘 긴장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 했다. 선생님을 따라 천천히 호흡을 해보고 나의 어깨가 아래로 축 늘어지고 나서야 이완의 감각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포착한 것도, 호흡을 통한 이완이 어느정도 이루어진 상태에서 였다. 우리는 이완된 상태여야 안심하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그러면 내면은 부표처럼 물 위로 언제나 떠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가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주로 일을 마치고 침대에 몸을 던지듯 누워서 잘 준비를 할 때, 사랑하는 사람의 품 속에서 편안함을 느낄 때처럼 안전한 공간에서 안전하게 존재할 때 이완을 경험한다. 내게 느린 호흡을 준다는 것은 장소와 시간을 상관없이 내 몸에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몸을 깨끗하게 씻기고 침대에 누워 쉬는 휴식을 선사하는 것과 같다. 내 자신에게 "지금은 안전하니까 너 좀 편하게 있어도 돼."하고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을 베푸는 것과 같다. 그렇게 우리는 몸과 마음과 가까워지고, 그들이 나누어주는 지혜를 하나 하나 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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