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쾅, 월초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손님의
노크 소리는 점점 격해진다.
올해 초에는 들릴 듯 말 듯 한 미세한 노크 소리였고
지난달에는 똑똑똑, 조금은 선명해진 노크 소리였는데
이번 달에는 주먹으로 내리치나,
싶을 정도의 노크 소리가 들린다.
누가 조급한 손님 아니랄까,
날이 따뜻해질수록 열이 오르시는지.
다음 달에는 노크도 없이 그냥
문을 열고 들어올까 겁이 난다.
쾅쾅 쾅, 여전히 울리는 노크 소리에
몸을 일으켜 문으로 향한다.
가까워질수록 커지는 노크 소리.
문을 두드리는지 심장을 두드리는지,
숨이 가빠 오는 기분에도
그럼에도 문고리를 잡아 연다.
당장이라도 나를 잡아먹을듯했던
조급한 손님은 나를 지긋이 내려다본다.
그 손님과 눈을 잠시 눈을 마주하곤
고요한 공원으로 걸음을 옮기면
조급한 손님은 나를 따라 걸음을 맞춘다.
다다른 고요한 공원의 윤슬이 비치는 호수.
그 호수를 마주하는 벤치에 손님과 나란히 앉는다.
조금 전까지 귓가에 울리던 노크 소리는
호수의 물결에 천천히 퍼져가고
흔들리는 바람에 살랑이며 하늘로 흩어진다.
어느덧 옆을 보니 그 조급한 손님은 가고 없다.
떠날 때도 조급하게 가셨는지, 간다는 말도 없이.
다시 고개를 돌려 호수의 물결을 본다.
고요한 물결처럼 잔잔해진 숨을 내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