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

매주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은.

by 제밍







매주 다른 약을 먹는다는 건 매주 나의 모습을 예측할 수 없음을 예고한다.


처음 처방받은 약을 먹고 지낸 한 주는 벅찼다, 옆에서 시간마다 마취총이라도 쏘는 듯 예상보다 더 자주 깊이 졸음이 몰려와 친구와 약속에 나가는 일도, 공부를 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두 번째 처방받은 약을 먹고 지낸 한 주는 피곤했다, 바뀐 약은 지난 약보다 졸리진 않았지만 알람이 고장 난 자명종 시계처럼 새벽에 자주 나를 일으켜 아침을 여러 번 맞이하게 했다.


그리고 오늘 또다시 처음 보는 약을 맞이했다.
진중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시곤 고민하시다 내려주신 처방이니 믿고 먹어야겠지만 이 약을 먹고 난 이번주는 어떤 모습의 내가 있을지, 짐작할 수 없다는 건 꽤나 걱정스러운 일이기에. 처음보다 더 졸음과 싸워야 할 수도, 직전보다 피곤함에 젖어들지도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니, 괜히 약봉지를 만지작댄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약 중에서 가장 잘 맞을 수도 있고, 졸음도 덜 하고 피곤도 덜한. 그조차도 알 수 없는 건 똑같지만.


나에게 맞는 약을 찾아가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건 알음알음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예상보다 더 어려움을 느낀다.이번이 그 약이 아니더라도 다음 주든, 그다음 주든 다시 찾아가면 되겠지만, 그 예상할 수 없는 나의 모습을 덤덤하게 맞이할 준비는 미리 해둬야 함을 다시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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