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든지 시장구경은 흥미롭다. 현지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통 시장이라면 입안에 찰싹 붙는 찹쌀 도너스를 입에 넣고 오물거리거나 따끈한 오뎅국물로 빈속을 채울 수도 있는데 뮌헨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뮌헨에 오면 한번 들러볼 곳이라고 하여 한번 가보기로 했다. 빅투알리엔 시장은 마리안 광장에서 가깝다.
한국에서의 시장이라고 하면 여기저기서 왁자지껄하고 튀김 냄새가 콧속을 파고들 텐데 여기 시장은 그렇지 않고 조용하고 세련된 분위기이다. 호객행위하는 사람도 없다. 쓰레기도 널브러져 있고 지저분해야 시장 맛이 나는데 너무 깨끗해서 시장 맛이 나지 않는다. 평일이어서 그런 지 사람이 많지 않다. 여기도 장날이란 것이 있을까.
빅투알리엔 전통 시장은 여러 가지 과일, 약재, 식료품등을 파는 가게가 있었고 내가 듣도 보도 못한 과일도 있었다. 붙여 놓은 표시를 보니 타일랜드 등 동남아에서 온 과일도 보인다.
빅투알리엔 시장에서 무얼 먹으려고 일부러 뱃속을 비워놓았던 터라 적당한 음식점을 찾았다. 눈에 띄는 식당이 있어 들어가니 여러 종류의 생선 튀김이 메뉴이다. 가자미튀김이 보이길래 이를 주문하였다. 그런데 자리가 없다. 종업원이 나이가 지긋한 부부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합석하는 것으로 나를 안내한다. 나는 ‘익스큐스 미’라고 하였고 그들은 ‘노 프러블럼’으로 응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