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t Side Galery(베를린 벽화 거리)에 가다
오늘은 베를린 두 번째 날. 빅버스 투어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오늘은 East Side Gelary에 있는 벽화를 자세히 보기로 했다. 어제 잠깐 들른 적이 있지만 돌아오는 버스 시간에 맞추느라 제대로 보지 못하였다. Big bus의 운행노선은 Red Line과 Blue Line이 있는데 East Side Galery에 가려면 Red Line을 타고 알렉산드리아광장에서 다시 Blue Line으로 갈아타야 한다. Blue Line은 자주 운행하지 않고 1시간마다 운행하므로 마지막 막차를 타고 돌아오려면 일찍 나서야 했다. Big Bus는 베를린의 여러 주요 관광지를 지나간다.
Big bus이용은 두 번째이기 때문에 첫 번째 투어 때 구경한 정류장은 제외하고 나머지 정류장 중 관심이 가는 정류장에서 내리기로 했다. 카이저 빌헬름 교회 안에 들어가 일단 화장실 볼일부터 보려는데 화장실이 보이지 않는다. 폭격당해 지붕이 날아간 교회를 그냥 보존하였으니 화장실 같은 것에는 신경 쓰기 어려웠을 것이다. 기념품을 파는 점원에게 화장실 위치를 물으니 가는 길을 설명해 주는데 한참 복잡해서 알아먹지 못하겠다. 버스 출발 시간이 다급해서 그냥 버스에 승차하였다. 버스를 타고 지나면서 베를린 텔레비전 탑, 전승기념탑들이 멀리서 눈에 보인다.
알렉산더 광장에서 Blue Line으로 갈아타고 East Side Galery까지 갔다가 돌아와야 하므로 시간 상 중간 정류장에는 내리지 못하였다. East Side Galery에 도착. 여기서 1시간 후에 버스가 출발한다고 한다. 1시간 동안 식사도 하고 구경도 해야 했다. 먼저 화장실이 급해서 화장실이 있는 식당을 찾아야 한다. 어느 카페테리아 외부에 붙은 메뉴판을 보니 샐러드가 먹을 만하여 그 식당으로 들어갔다. 먼저 화장실 위치부터 물으니 여종업원은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자기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고 한다. 누가 자기 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화장실만 이용할까 봐 그러는 모양, 야박하기도 하다. 어차피 식사를 하려고 작정한 터이라 그러겠다고 했다. 화장실이 Barrier free(장애인 접근성이 좋음) 인지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가끔 유럽의 식당 화장실 중에는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확인해보아야 한다. 주문한 메뉴는 연어가 들어간 샐러드인데 먹을 만했다. 잘 먹고 벽화구경을 나섰다. 금방 시간이 지나가므로 지체할 수없었다.
어디선가 한 번쯤 본 적이 있는 그림 앞으로 갔다. 두 남자가 키스하는 장면. 독일 통일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에그 망측해라"
독일이 동성연애에 대하여 관대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그림이 나왔을까, 일전에 뮌헨 시립박물관에서도 동성끼리 키스하는 장면의 사진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림의 주인공은 통일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 브레즈네프와 동독 공산당 서기장 호네커.
그림 앞에서 슬슬 어슬렁 거리는데 중동 지방 출신 듯한 여자아이들이 무슨 종이를 내밀며 사인을 해달라고 한다. 종이에는 장애인마크가 보인다. 장애인들의 권리주장에 동참해 달라는 그런 내용에 사인을 해달라고 것 같은데 내용은 알 수가 없다. 순간 나는 사인을 빙자해서 돈을 뜯어낸다는 사기꾼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그들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그랬더니 이번에 다른 여자아이가 강제로 나를 막아서며 사인을 강요하였다. 나도 모르게 단호하게 "NO!"라고 하니 그제야 물러난다. 사람을 믿을 수없고 의심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어쩔 수없다.
벽화의 거리는 길이가 상당했는데 돌아오는 버스 시간에 맞추어야 하므로 미처 다 제대로 보지 못하였다. 그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겨울 스웨터를 하나 살까 하고 베를린중앙역 내 점포를 다녀보았는데 마땅치 않아 그냥 돌아왔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반팔을 입어도 더운 날씨였는데 베를린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