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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지역만들기 :  도시재생과 사회적경제 잇기

1. 들어가며 : 쇠퇴, 파산, 소멸의 위험에 빠진 지방도시      


우리의 도시는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 성장 동력의 상실은 도시는 병들었다는 것이며, 도시가 늙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픈 우리의 도시를 재생하기 위해 처방으로 '회복과 치유'가 필요하다.


도시쇠퇴라는 위기 상황에서 회복과 치유를 위한 '처방전'은 무엇인가?‪ 'City Making of Citizen'이 아닐까 한다. 시민들의 주도로 공동체의 회복, 장소만들기, 시민자산화, 상점가 활력증진 등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을 시민들이 계획하여 제안하고, 실행하는 방법이 ‘회복과 치유의 솔루션’이다.


쇠퇴한 도시의 회복과 치유를 위한 솔루션에 있어서 중요한 두 가지 실행의 틀(Tool)이 도시재생사업과 사회적경제이다. 지속가능한 City Making of Citizen을 위해 도시재생사업과 사회적경제의 연계 방안에 관해 기술하고자 한다.     


2. 새로운 공공의 등장, 지역재생회사(CRC)     


근대적 의미의 행정은 물리적 규제와 재정적 지원 및 행정조직 내 엄격한 업무 분담으로 규정된다. 행정은 결코 이 선(Line)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선을 넘나드는 새로운 공공(The new public)과 공공서비스(The new public service)를 요구한다.


새로운 공공서비스는 공무원이 시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민간참여 기반의 서비스이다. 새로운 공공서비스는 공무원들만의 공공서비스를 넘어 사회문제를 풀어가고자 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폭넓은 참여와 그 참여에 의한 서비스이다. 도시재생사업에서도 새로운 공공이 등장하여 활동 중이다. 바로 도시재생사업에 등장한 새로운 공공이 바로 지역재생회사이다.


지역재생회사(Community Regeneration Corporation)는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책임지는 경제조직’이다. 이 회사는 도시재생을 통해 구축된 지역 자산의 운영관리, 지역의 자원, 자산, 자본을 활용한 사업의 발굴, 일자리 창출,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사회(공공)서비스의 발굴 및 운영, 지역 내 다양한 사업 간 관리 등의 역할을 하는 지역기반 경제조직이다. 이 새로운 공공이 할 수 있는 사업 분야를 나열하면, ▲어르신 돌봄 및 육아 ▲에리어 매니지먼트* ▲창업지원 ▲공원, 커뮤니티시설, 가로 유지관리 및 임대운영 ▲사회주택 공급 및 운영, 집수리 등이다.      


*일본의 '에리어 매니지먼트(Area Management)'는 주민이 지역의 쇠퇴를 스스로 해결하고 지역을 관리·운영하는 일종의 새로운 주민참여 도시경영 방안이다. 일본은 2011년 ‘도시재생 추진 법인 제도’를 도입해 시민단체 등의 활동 조직이 지자체로부터 인정받으면 각종 도시 시설(공원, 광장, 가로 등) 활용에서 유지관리는 물론 임대 등을 통해 수익 창출과 지역활성화를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였다. 2018년에는 지역 재생법에 근거해 ‘에리어 매니지먼트 분담금 제도’가 추가 도입되었다.      

        

지역재생회사는 도시재생으로 마련된 지역 자산의 운영관리, 지역의 자원, 자산, 자본을 활용한 사업의 발굴, 일자리 창출,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사회(공공)서비스의 발굴 및 운영, 지역 내 다양한 사업 간 관리 등의 역할을 하는 지역기반 경제조직이다. 주택, 공공주차장, 사회주택, 상가 등의 관리 및 개발에서 위탁운영까지 할 수 있는 사회적부동산 개발기업인 것이다.


지역재생회사의 설립, 운영 시 꼭 사회경제기업이어야만 할 필요는 없다. 지역재생회사는 협동조합, 주식회사, 유한회사 등 영리법인으로 설립할 수도 있고, 사단법인, 사회적현동조합 등 비영리법인으로 설립할 수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역재생회사의 역할을 하는 마을관리협동조합 인증 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신청하라고 요구한다. 2022년 5월 기준으로 107곳이나 설립된 마을관리협동조합의 경우, ▲열악한 자본금 및 규모의 영세성 ▲비즈니스 모델의 경영전문성 부족 ▲상품개발 미흡 및 판로에 대한 마케팅 부족 ▲경영관리, 인사관리 등 조직 관리 미숙 ▲정보와 네트워크 역량 미흡 등의 상황에 부닥쳐있다. 정부의 지원 없이는 현상 유지가 어려운 협동조합만 양산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주민주도의 도시재생을 표방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이다. 왜 그런가? 주민역량 교육과 마을관리협동조합 인증, 국토교통형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등 여러 사업은 있었지만, 민간의 낮은 전문성과 미약한 지역역량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더구나 행정의 경직성과 지역의 비포용성 등으로 창의적인 사람(인적자원)이 등장과 실력을 갖춘 앵커기업의 참여가 어려웠다.


윤석열 정부의 도시재생은 사회경제기업보다 비사회경제기업의 참여와 지원 중심이다. 사회경제기업으로써 지역재생회사가 도시재생을 책임지고 선도하는 앵커기업이 되려면 첫째도 실력, 둘째도 실력을 갖춰야 한다.      


3. 도시재생은 사회적경제를 담는 플랫폼     


3-1. 사회적경제와 사회경제기업

사회적경제가 공동체 구성원의 공동이익과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 사회경제조직이 호혜협력과 연대를 바탕으로 수행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이라면, 사회경제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재화 및 용역의 구매, 생산, 판매, 소비 등의 영업활동을 하는 경제조직이다.


사회경제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사회적 목적을 갖춘 비즈니스 모델을 그 수단으로 한다. 이는 수익의 재투자, 즉 영업이익이 사회적 목적 실현에 재투자하여 사회적 가치 실현을 이루기 위함이다.           


3-2. 도시재생사업은 플랫폼

한국 정부는 각 부처마다 지역의 활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플랫폼 사업을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플랫폼 사업이 바로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사업과 해양수산부의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이다.


이중 도시재생사업의 플랫폼 기능을 보자. 이 플랫폼 사업은 다양한 분야의 사업(돌봄, 교육, 주거복지, 청년창업 등) 담을 수 있다. 도시재생이 필요한 지역의 주요 쇠퇴 요인이 청년인구의 유출이라면, 쉐어하우스(공유주택) 등의 주거 문제와 청년일자리를 핵심 솔루션으로 담을 수 있다. 마을의 안전, 집수리 등이 필요하다면, 마을안전, 집수리 관련 솔루션을 핵심적으로 담아내면 된다.               


이렇듯 도시재생사업은 도시의 다양한 쇠퇴 요인을 담아서 도시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에 사회적경제도 담아낼 수 있으며, 사회적경제는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된다.      


3-3. 도시재생과 사회적경제 협력의 필요성

도시재생은 플랫폼 역할을 하는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 사업이다. 따라서 여러 분야와 협력은 필수적이다. 특히 도시쇠퇴의 회복을 넘어 지속가능한 지역을 만들려면 공동체와 사회적경제 기반의 도시재생으로 변해야 한다. 이미 많은 도시재생사업 현장에서 사회경제기업의 참여는 기본이 되었다.      

         

도시재생사업에 사회경제기업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우선,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사회경제기업은 지역사회의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화된 경제조직이다. 주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정책환경이 조성되어 있어 활용하기 쉬운 경제적 인프라이다. 또한 주민들은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조직 구성과 비즈니스를 해본 경험이 부족한데, 사회경제기업은 이를 훈련하고 실천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이외에도 ▲지역에 부족한 사회서비스 제공자 ▲일자리 창출과 공동체 회복 등의 역할을 한다.           


4.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한 CRC의 지원방안 제안     


4-1.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수익모델 지원

우리나라는 공공공간(국공립어린이집, 놀이터, 공원 등) 및 공영주차장, 공공임대주택 등을 지역재생회사가 수탁 운영하여 안정적인 수익모델로 삼기에는 정책 미흡하다. 국토교통부는 '마을관리협동조합 공공지원 가이드라인'에서 "지자체가 도시재생사업지 내 공영주차장 등 기초생활인프라 운영관리를 마을조합에 위탁(수의계약 및 전문 업체와 컨소시엄)하고, 운영관리 경비 지원"을 권고하고 있으나, 이 권고사항을 실행할 의지가 큰 지자체는 많지 않아 보인다.


또한 지역재생회사의 사업수행을 위한 역량 축적도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책적 지원, 협력 기업과 컨소시엄, 투자유치, 인재 영입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4-2. 사람만들기, 지역경영매니저 육성 및 지원

지역재생회사의 성공조건의 핵심은 지역경영(관리) 매니저 유무(有無)와 역량에 달려 있다. 지역재생회사를 통한 지역재생 및 관리, 운영 등을 추진할 때, 핵심 자원과 인력이 'Town매니저(지역경영매니저)'이다. 지역경영매니저는 풍부한 전문지식과 비즈니스 감각을 겸비하고 이해관계자들 간의 이해 등을 조정하는 비즈니스 조직의 리더여야 한다.


지역경영매니저의 주요 역할은 네트워커, 이해조정자, 거버넌스 구축 및 관리, 사업제안자 등이 있지만, 핵심 역할은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로컬 브랜딩과 마케팅을 수행하는 경영자 역할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도시재생 전문활동가의 양성이 필수적이나, 도시재생 전문활동가들도 다양한 분야로 분화되어야 한다. 특히 핵심적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의 도시재생 전문활동가가 도시경영, 지역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지역경영매니저이다.     


4-3. 지역재생회사를 도시재생의 앵커기업으로 육성 필요

앵커기업이란, 로컬 비즈니스 분야에서 전문성과 창의성을 갖춘 기업이다. 마을관리협동조합(국토부)이나 도시재생회사(서울시)이 설립되었지만 도시재생을 책임지고 선도할만한 앵커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해수부의 지역재생 플랫폼 사업인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앵커조직*’을 사업으로 핵심으로 정책설계를 했다. 어촌신활력증사업에서 앵커조직는 지자체가 공모하여 선정한다. 선정된 앵커조직은 지자체와 더불어 공동사업자의 지위를 부여받는다.  

                       

 * 어촌앵커조직 및 단체 자격 요건

  - 중간지원조직(창조경제지원센터, 도시재생지원센터,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등) 역할을 3년 이상 민간위탁으로 수행한 경험 있는 조직이나, 대표가 관련기관의 장 경험을 3년 이상 수행하거나 대표가 관련 조직 사무국장을 5년 이상 수행한 조직 또는 단체

  - 청년 지방 이주 및 지역 창업, 지역자원 기반의 활동주체 확보 및 비즈니스 창출, 지역 내 사회혁신공간 운영, 창조적인 마을만들기, 지역재생, 사회서비스 연계 등 관련 사업 시행 참여 경험이 있거나 민간위탁 수행 경험이 있는 단체

  - 컨설팅 능력과 엑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상근인력 보유

  ※ 조직이나 대표의 관련 사업 참여 경험이나 민간위탁 실적을 통해 역량 파악


도시재생사업에서도 지역재생회사를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의 앵커조직에 준하는 앵커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미 추진 중이거나 종료된 사업지역이 다수이므로 앵커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설계는 해수부의 앵커조직 설계와는 달라야 한다. 에리어 매니지먼트를 할 수 있게 만든 일본의 도시재생추진법인 제도를 참고하여 정책설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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