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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모리 Aug 26. 2023

나 자신을 사랑하기

글을 쓰게 된 계기를 잠깐 언급하고자 한다. 오랜 시간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을 거쳐 왔다. 20대의 마지막을 달려가고 있는 지금, 나는 마음챙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오래 전, 퇴사 후 신경정신과를 찾았다. 상사와의 트러블, 가족 간의 트러블, 개인적인 문제 등 심리적인 압박감이 극도로 높아졌던 시기였다. 상담 결과, 자율신경실조증을 진단받았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매우 불균형한 상태에 돌입해 뇌와 신체에 큰 부담이 작용한 것이다. 이전보다 기억력도 저하되었고 의욕을 상실한 상황이었다. 그 동안 나 자신은 잘 챙기지 않으며 살아왔다. 맹목적으로 살아온 나머지 중요한 걸 놓치고 살았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는 세상 그 무엇보다 나 자신이 중요했다. 돈, 친구, 명예, 자존심 등 욕심을 모두 내려두고 나를 챙기기로 했다. 병원을 나온 이후, 치열한 삶 대신 잔잔한 삶을 택하기로 했다. 그 길로 나는 새로운 삶에 도전하기로 했다. 오래 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다. 사실 나는 문과에 가고 싶었다. 윤리와 도덕, 한국사 등 문과에는 내가 좋아하는 과목들이 한 가득이었다. 한국사를 좋아했고 글도 잘 썼으며 인문학적으로 사고하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나는 이과를 갔다. 그리고 공대를 갔다. 높은 취업률과 부모님의 권유 때문이었다.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삶에 동력을 잃기 시작했고 동기가 저하되었으며 처음으로 세상을 등질까도 생각했었다. 나는 나의 삶을 살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휴식을 가지며, 가장 의욕적인 활동인 글을 쓰기로 했다. 행복찾기에 관한 글을 써보려고 했다. 행복찾기에 관한 글인지 각박한 사회를 살아내기 위한 생존법에 관한 글인지 생각한 주제가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건 행복에 대한 나의 철학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이번 주제는 '나 자신을 사랑하기'이다. 글을 읽기에 앞서, 나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잠시나마 가져보자. '나'라는 인간은 어떤 인간이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사실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생각을 깊게 가지는 시간을 갖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은 목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거나 어떠한 노력하기도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노동을 한다. 그러한 사람들은 별다른 생각을 가질 여유가 없다. 하지만 무언가 노력하기 전에, 노동을 하기 전에, 한번쯤 생각해보자. 내가 이 공부를 왜 해야 하며, 이 일 왜 해야 할까? 사람들은 단순히 목표를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대답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인생이라는 길고 긴 시간을 따져봤을 때 공부든 일이든 본인의 행동이 정말 누구를 위한 것인지, 본인이 바라던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목표가 타인이나 회사가 된다거나 번 돈을 본인이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소비한다면 그것이 과연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일까? 본인의 행복을 위한 것일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더 이상 나라가 잘 산다고 해서, 회사가 성공한다고 해서, 자식이 성공하고 잘 산다고 해서 내 행복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삶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고 그에 따라 행복은 좌지우지될 수 있다.


현 시대에,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는 인명경시 사상이 극도로 증대된 세상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고 AI가 발달한 사회가 되면서, 젊은 사람이면 무조건 뽑고 능력이나 경력이 없어도 회사에서 가르치는 걸 마다하지 않았던 과거와는 달리, 능력이 없거나 경력이 없으면 더 이상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회사 입장에서는 계약직이라는 쓰다 버리기 좋은 제도를 활용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급급하고 회사가 어려워질 때 가장 만만한 방법이 구조조정이며 사람이 마음에 안 들면 자르고 다른 사람 뽑아 쓰면 그만이다.


이는 결국 사회가 인간 혐오주의, 인간에 대한 증오와 불신을 키우는 것을 촉발하게 된다. 특히 대한민국의 경우 경제 발전이 유난히 급속히 이루어진 국가이다보니 근 수십년간 기업의 성공이나 국가의 발전, 경제 성장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간 결과, 놓친 부분이 많다. 사회적 불평등 해소, 개개인의 행복 추구, 복지 혜택 등은 경영인들이나 정치인들에게는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2023년 7월 한달 동안 많은 사건사고들이 있었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사람의 인권을 중요시하지 않았고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0년대 들어, 대한민국의 이기주의는 극에 달했다. 사건사고가 터져야 부랴부랴 불끄기 바쁘고 법안을 제출하기 바쁘다. 많은 법안들이 국회에 표류해 있고 많은 기관들과 공직자들이 손을 놓고 있는 동안 누군가가 또 죽거나 다친다. 


우리가 북한의 인권을 운운하지만 정작 대한민국의 인권은 안중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우리의 사고방식을 우리 스스로 바꿔 나가야 한다. 우리 스스로를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조화로운 세상이 도래한다. 돈, 명예, 자존심, 지위 등 별다른게 없어도 우리는 태어난 이상, 하나의 생명으로서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인간이길 포기하는 사회가 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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