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넘게 취미로 발레를 배우고 있다. 보통 발레 한 클래스는 80분인데(발레리나들이 절대 이 시간 안에 수업을 끝내주지 않는 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소모 칼로리는 590kcal에 이른다. 발레의 팔 동작을 말하는 폴드브라를 제대로 하면 날개뼈에서 손가락 끝까지 에너지가 뻗어나가게 할 수 있어야 할 만큼 어려운 동작이라서, 양 팔을 옆으로 벌리는 알라스콩 자세 하나만 하더라도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발레의 기본 발인 1번 발도 마찬가지이다. 고관절부터 허벅지, 무릎, 발목, 발가락 방향을 모두 외회전하는 턴아웃 자세를 유지하며 1번 자세로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뚝뚝 떨어진다.
처음 발레를 배웠을 때는 수업을 듣고 나면 낮잠은 필수였다, 그 다음 날 근육통이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지금은 발레 수업으로 근육통이 생겼다 싶으면 다음 날 발레 수업 하나를 더 듣는다, 그러면 근육통이 사라지고 몸이 개운하다.
달리기 연습을 하면서도 발레는 절대 빠지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었다. 퇴근 후 3~5km를 뛰고 바로 발레 수업을 들으러 가면 몸이 충분히 웜업되어 스트레칭 각도나 허벅지의 가동 범위가 넓어지는게 눈에 보였다. 몸이 데워진 상태에서 발레 동작을 하니 부상 위험도 적었다.
신기한 것은, 달리지 않던 사람이 5km를 달렸는데도 그 다음 날 근육통이 없었다. 아마도 하체를 많이 쓰는 발레를 꾸준히 배웠기 때문인 듯 했다.
자외선을 가능하면 피하고 사는 나는 남편의 부탁에도 절대 낮에는 달리지 않았다. 정오 발레 수업을 들은 주말 저녁, 달리기 연습을 하러 나갔다가, 맙소사, 다리가 너무 무거웠다. 발레 수업 후에 폼롤러로 근육을 풀어줬는데도 발레 후 러닝은 무리였나보다. 러닝 후 발레는 아주 바람직했는데 말이다.
이렇게 하나를 더 배웠다, 러닝은 힘들다, 발레는 더 힘들다. 발레 후 러닝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