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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분더 Aug 22. 2023

미룰 게 따로 있지

좋음의 시기










어둠 속에서 하얀 꿈을 꾸고 있는 지금

나는 매일 꿈속을 헤맨다.

전업주부로 달라진 삶을 살면서

전공과는 다른 꿈을 꾸면서

어떤 날에는 낯선 곳의 새로움이 좋다가도

다음 날이 되면 '이 나이에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싶어 현타가 온다.


시아버님은 나를 볼 때마다 말씀하신다.

"애미야 지금이 가장 좋을 때다.

아침에 일어나면 음악을 켜.

청소할 때도, 집안일할 때도 말이야.

밥 하기 싫으면 사 먹고, 좋은데 자주 놀러 다니렴!"


지금이 가장 예쁘고 좋을 때라는 말,

생각해 보니 참 많이 듣던 말이다.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BB크림이 생겨서

얼굴에 펴 바를 때도 엄마는 옆에서 말했다.

"아무것도 안 발라도 예쁠 때 야"

이십 대 청춘을 당연하게 여기던 시절에도,

첫 직장에서 사회생활을 하던 시절에도

시대를 앞선 어른들은 날 보며 한결같이 말씀하셨다.

"지금이 가장 좋을 때다!"


요즘 읽고 있는 <기획하는 일, 만드는 일>의

인터뷰 중에 <그해, 우리는> 김윤진 감독의

대답이 인상 깊었다.

스물한 살 때 신촌의 어느 길바닥에서

'나중에 돌아 보면 가장 좋은 순간은 지금이겠구나 '

생각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 시절에도, 지금도

눈앞에 보이는 고단한 현실에만

몰두하며 살아왔다.

마음속으로 그리는 순간들은

판타지쯤으로 여기면서

실제로 좋은 순간들이 나타나도

좋은 순간임을 느끼지 못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김윤진 감독은 그때의 '좋음'을

그 시절에 느끼면서 살아왔다니!

한참을 지나 깨달은 과거의 '좋음' 들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지금 보다 좀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었을까?


지금이라도 지금의 좋은 순간들을

느끼며 살아가야겠다.

동시대의 수많은 환희를

미래로 미뤄두지 말아야겠다.


 





오늘의 PLAYLIST
김장훈, 소나기


https://youtu.be/NaU9C6d8I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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