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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분더 Nov 09. 2023

부러움을 이겨낼 수 있을까?

드디어 발견!






11월의 초입이다. 첫 주를 회고 하면서 이제 2023년은 남은 날 보다 지나간 날들이 더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하지만 지나간 날들보다 남은 날이 더 많이 남아 있는 내 인생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살아 볼 수 있을까. 문득 이미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떠오르면서 아주 많이 부러워졌다.


잘 산다는 것. 이것에 대한 정의는 시시때때로 변했다.결혼 전에는 속 편한 것이 장땡이라고 여기며 조금만 부담이 되거나 불편한 상황 앞에 놓이면 회피하고 포기하는 방식으로 그야말로 그까짓 거 대충 즐기며 젊은 날을 보냈고, 결혼 이후에는 경제력과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 생각하며 걱정과 두려움 속에 살았다. 그리고 결혼 중반쯤, 그러니까 남편은 바꿀수 없는 존재이고 아이는 내 뜻대로 자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즈음에는 나 자신을 찾아 나서야겠다며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분야에서 영향력이 있는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을 잘 사는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관심 있는 분야를 파고들수록 자꾸만 나는 그 분야의 고수들에게 마음을 뺏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배우고 싶다는 동경의 마음이었지만 어느 순간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마음이 일어나면서부터는 몸서리치게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부러운 마음은 점점 짙어지고 갈수록 시기 어린 질투심도 생겨났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정작 어렵사리 그분들과 마주치기라도하면 말한마디 걸지못하는 소심쟁이일 뿐이었다. 부러운 마음은 그후로 계속 나를 점점 잘 살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SNS에 들어가면 첫 화면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된 여러 사람들의 소식이 마치 어젯밤부터 내가오기를 목이빠지게 기다렸다는 듯이 일렬종대로 줄을 서서 나타났다. 그들의 피드는 하루의 시작부터 나를 작아지게 만들었고 '나는 왜 늘 제자리걸음일까?', '저분들이 가진 특별함은 도대체 무엇일까'를 궁금해하면서 어두운 아침을 맞이했다. 급기야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마져 즐거움을 느끼기보다 결과를 연연하고 좌절하면서 위축되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Better>라는 앱에서  단어의 의미를 나만의 해석으로 정의하는 커뮤니티가 있어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떤 요일의 주제였던 '다정'이라는 단어에 나는 '다정은 한 번 더 하는 것, 한 번 더 귀 기울여 주고 한 번 더 쳐다봐주고, 한번 더 웃어주고'라는 의미로 '다정'을 정의했다. 그후 얼마지나 이 커뮤니티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커뮤니티 리더에게 인터뷰어가 가장 인상 깊은 단어의 정의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셨고 리더분께서는 내가 정의한 '다정'의 의미라고 답하셨다. '다정'이라는 단어를 마땅히 설명할 무엇가를 찾고싶으셨는데 '한번 더 하는 마음'이라는 정의에 해답을 찾은 것 같았다고 말씀하셨다. 기분이 좋았다.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되었다니 기쁜 마음이 들었다.


'다정'이라는 단어를 정의하면서 나는 '한번 더 하는 것' 이라는 나만의 의미를 '발견'했다. 이제껏 특별함은 내가 부러워하는 그분들만의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매일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존재다. 내가 발견했던 '다정'의 의미처럼 우리는 늘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 발견 속에는 각기 다른 각자의 의미가 담겨있다. 결국 잘 살아간다는 것은 특정한 대상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며 부러움으로 쫓아가는 인생이아니라 나를 다정하게 한번 더 바라보면서 내 생애 진정한 의미들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발견'은 고유하고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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