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하루에 물드는 나의 하루
처음 우리 둘은 참 많이 달랐다.
나는 외향적인 성향으로, 마음에 감정이 일면 그 마음을 말로 꺼내어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조용하고 신중했다.
마음에 파문이 생겨도, 그 결을 오랫동안 혼자 들여다보며 스스로 정리해 나가는 사람이었다.
어떤 일이 생기면 나는 자연스레 그 순간을 마주하고 이야기하고 싶어 졌고,그는 그런 대화를 조금은 부담스러워하며 조용히 물러나곤 했다.
그의 그런 반응이 처음엔 낯설고, 때로는 서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우리는 조금씩 서로의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사랑은, 꼭 같은 방식으로 표현되지 않아도
이해하려는 마음 안에서 더 깊어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는 같은 일이 일어나도 예전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왜 그런 말을 하게 되었는지,
어떤 마음에서 그런 반응이 나왔는지를
조금 더 천천히,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말투 하나, 눈빛 하나에 담긴 감정을 읽게 되었고
서로의 다름을 천천히 배우며
우리는 생각도, 표현도, 행동도
조금씩 닮아가고 있다.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취향도, 습관도, 사랑을 바라보는 방식도
서서히 비슷해졌다.
무언가를 고를 때도 같은 것을 집게 되고,
감탄하는 순간도 닮은 표정이 되어간다.
사랑이란, 그런 것 같다.
서로를 바꾸려 하기보다
그저 곁에 머물며
조금씩 물들고, 천천히 닮아가는 일.
요즘의 나는,
사랑을 말할 때 더 조심스러워졌고
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때 더 따뜻해졌다.
함께 있는 시간들이
우리에게 그런 변화를 선물해 주었다.
그리고 문득,
이 조용하고 깊은 닮음이
지금처럼 변함없이
오래도록, 평생 함께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