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설렘은 어디로 갔을까?

사랑은 처음의 떨림을 지나, 익숙함 속 설렘으로 자란다.

by 김현정

사랑을 오래 하다 보면,
문득 궁금해지는 순간이 있다.
처음의 설렘은 어디로 갔을까?

나 역시 그랬다.
처음 그를 떠올릴 때, 마음이 자꾸 그 사람 쪽으로 기울던 이유는
눈에 보이는 외적인 모습보다,
그의 따뜻한 말투와 배려 깊은 마음,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건네는 친절한 행동들이었다.

그를 생각하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고,
‘이런 사람과 연애를 한다면’,
‘이런 사람과 일상을 함께한다면’
혼자 상상하는 시간이 쌓여갔다.
어느 날 문득, 내 마음에 작은 떨림이 자라나 있었다.

그러다 내가 몸이 좋지 않던 시기,
그는 더 조심스럽고도 단단하게 내 곁으로 다가왔다.
나의 하루를 묻고, 나의 기분을 살피고,
내 일상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온 그의 온기에
나는 또 한 번 마음을 내어주었다.
설렘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우리는 연애를 했고,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사랑을 조금씩 깊이 채워갔다.
결혼은 그 사랑의 연장선에서,
설렘의 또 다른 장을 열어주었다.

남편은 종종 말한다.
“연애할 땐 화장하고 예쁘게 차려입은 네 모습에 설레었지만,
지금은 아침에 막 일어난 부시시한 얼굴에 더 설레.”

그 말이 참 고마웠다.
시간이 흘렀지만, 사랑은 익숙해지지 않았고
설렘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저 모양을 바꾸었을 뿐.

이제 우리의 설렘은
툭툭 튀어나오는 일상 속 웃음에서,
따뜻한 밥 한 끼를 챙겨주는 손길에서,
퇴근 후 마주 앉아 나누는 사소한 대화에서 피어난다.

처음의 설렘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 작은 숨결처럼 스며들어 있다.
연애할 때의 설렘은 반짝이고,
결혼 후의 설렘은 은은히 빛난다.
사랑은 그렇게,
설렘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