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서 배우고, 곳곳에서 강의로 배움을 나누다.
졸업 후 입사를 했고, 빠듯한 직장 생활만 하기에도 바쁘다. 대학원은 무슨, 회사 보고서 쓰기도 바빠 죽겠는데. 하지만 그런 빠듯한 일상 속에서도 누군가는 틈을 내어 학위를 가지고, 그 학위를 통해 또 다른 확장을 꿈꾼다. 대학원이 아니어도 좋다. 학업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면 언제든 하고 싶었던, 배우고 싶었던 그걸 다시 해보면 된다. 인생 별 거 있나, 죽기 전에 해봐야지.
퇴근 후 배움, 영상학 석사에 도전하다.
광고홍보학을 전공해 다행히 전공을 살려 하고 싶은 일을 직장에서 하고 있지만, 영상에 대해 늘 배우고 싶고, 도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과장 때 부경대 영상문화콘텐츠학과(당시엔 영상학과) 석사 과정에 지원했고, 다시 캠퍼스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다행히 직장인을 배려한 야간 수업이 가능했던 과정이라 퇴근 후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고, 교수님들과 학생들 간의 시너지도 좋았다. 특히 난 여기서 만난 동기 분에게 지금의 아내를 소개받았다. 인생의 은인인 셈. 2년의 캠퍼스 라이프는 석사학위와 함께 끝이 났고, 덜컥 같은 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에도 합격을 했다. 문제는 박사과정은 야간 과정이 없다는 것. 등록을 하고 한 달이 지난 시점, 돌연 관뒀다. 회사에 말도 못하고 등록을 했던 터라 수업의 반도 참여하지 못했고, 더 이상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면서까지 다닐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직장인의 가장 첫 번째 부캐 메이커 수칙은 바로, 퍼스트 잡! 업무를 우선하지 않고선 어떠한 부캐도 허용할 수 없다는 것. 허용될 수도 없다.
예술경영 전공 박사 수료. 남은 과제, 논문
그리고 2년의 시간이 지난 차장 시절, 박사 과정에 야간 수업이 가능한 과정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부산대 예술·문화와 영상매체 협동과정 (Interdisciplinary program of Art.culture and Image Media)의 예술경영 전공이었다. 업무상 메세나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더군다나 문화예술을 경영으로 접목하는 전공이라니 끌릴 수밖에 없었다. 2년의 과정 동안 제일 소중히 남겨진 건 바로 동기들이다. 바이얼리스트 악장이면서 카페이자 예술문화 공간을 운영하던 친구는 지금 화학회사 대표가 되어있고, 시립무용단 차석이던 친구는 부산대 무용과 교수가 되었다. 세계적인 예술가이자 부산대 복합 문화공간 카페 머지의 대표, 영화진흥위원회 팀장, 문화공연기획자, 저 멀리 뉴질랜드에서 건축업으로 제2의 삶을 연 친구, 예술학 박사도 모자라 경영학 박사까지 도전하고 있는 친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매일같이 연락을 하는 공동체가 되었다. 다만 졸업시험을 패스하고 수료 후 여태 논문을 쓰지 못해 큰 과제로 남아있다. 꼭 해야 할 일의 버킷리스트 No.1에 늘 등극되어 있는 단골 숙제다.
사회공헌, 메세나를 나누다.
가끔 강의 요청이 온다. 사회공헌에 관련한 강의는 이제 홍보팀 팀원인 친구에게 모두 넘겼다. 홍보도 함께하지만 사회공헌 담당으로 나보다 사회공헌을 더 잘하는 재원이 되었기에. 코로나 이전 인상 깊었던 강의 하나가 바로 부산, 경남의 메세나(문화예술 단체 지원) 관련한 강의였다. 박사 논문 주제가 바로 메세나인데 아직 제대로 쓰지도 못했지만 업무로 이어지는 경험치를 녹여 함께했다. 부산, 경남의 문화예술 단체 대표님들과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뜻깊었던 순간이었다.
글 쓰기, 책 만들기를 나누다.
글쓰기를 비롯한 책 만들기 강의도 가끔 진행한다. 홍보팀에서 그룹 사보를 기획하고, 만들다 보니 어느샌가 좋은 책 만들기 관련한 주제로도 강의가 가능해졌다. 책 만들기와 더불어 글 쓰기력에 대한 강의를 할 때면 사보 기획에 대한 프로세스에서부터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지는 사례로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잊을 수 없는 강의는 부산의 사회복지기관 사보담당자들이 모두 함께 한 홍보 관련 강의였다. 물론 기업 사보와 복지기관의 사보는 제작 예산 등 시작부터가 다르지만 좋은 책을 만드는 기획과 방법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이후로도 한동안 연락을 계속했던 분들이 계셨다.
소소한 부동산을 나누다.
우연한 기회에 부동산 강의를 하게 되었다. 물론 전문적인 강의라고는 할 수 없지만 부동산에 대한 기초가 필요한 분들과 함께 트렌드와 방법, 안목에 대한 시간을 가졌다. 강의 요청이 글쓰기 4회였지만 퇴근 후, 글쓰기와 부동산이라는 주제로 변경하자고 제의했다. 글쓰기와 부동산이라니... 이제 뭔가 싶지만 퇴근 후 힐링할 수 있는 두 가지의 주제로 소통할 수 있어 좋았다. 글쓰기 2회, 부동산 2회 편성에서 수강생들의 요청으로 글쓰기 1회, 부동산 3회로 변경하는 상황까지 왔다. 그분들에게 적게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아이들의 꿈을 나누다.
부산의 대학에서도 가끔 특강을 했던 건 취업과의 연결에 대한 주제였다. 사회생활 선배로서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취업을 준비할지, 어떤 인재를 회사에서 선호하는지 등 직접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과의 강의 후 Q&A는 좀 더 열띤 시간이었다. 나도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냈었고, 간절했던 생각에... 하지만 강의를 하다 보면 결국 꼰대력이 앞서게 된다.
더 나눌 수 있는 나를, 우리를 위해.
퇴근 후, 주말, 강의 요청이 온다면 언제든 실행하자. 가끔 강의를 대비해 스스로 강의안을 짜두자. 자신만의 카테고리, 바운더리를 생각해 그에 맞는 주제와 스토리를 만들어 두면 언젠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날이 온다. 연락이 안 와도 된다. 스스로 지식에 대해 정리를 해두는 차원에서 아카이빙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면 그 시간이 행복해진다. 에이, 내가 누구에게 강의를 해?라는 생각은 접어두자. 누구나 시작은 그랬을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