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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참관 타팀과회의, 말센스로 판 뒤집는 사람의 비밀

설득센스편: 1.말의 뿌리

by 마찌

설득센스편 목차

1. 말의 뿌리를 겨눠라


당신은 겉말과 속뜻을 구별할 수 있나요?


“광고는 무조건 비용 낭비야.

제품이 좋으면 알아서 팔려.”


이 말은 겉으로는 단순한 의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파고들어 보면,

이 주장이 성립하려면

최소 세 가지 믿음이 동시에 성립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광고 없이도 ‘좋은 제품’을 스스로 발견한다.

광고는 구매 판단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제품의 품질만이 매출의 결정적 요인이다.


즉, 이 주장은 겉보기엔 짧지만,

여러 개의 전제라는 기둥 위에 세워진 구조물입니다.
그리고 그 전제 중 하나라도 흔들리면,

전체 주장은 무너집니다.


전제란 무엇인가: 말의 숨은 뿌리


전제란 무엇인가: 말의 숨은 뿌리

주장은 보이는 생각이고,
전제는 보이지 않는 믿음입니다.


단순한 예를 보겠습니다.

누군가 스프를 다 만들고

마지막에 소금을 친 직후 간을 봤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이거 너무 짜!"

라고 말한다면?

이 말은 겉보기엔 단순한 판단 같지만,
그 속에는 ‘스프가 이미 고루 섞였다’는

전제가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 섞이지 않은 상태라면,
그 판단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전제란, 이런 식으로
겉말이 성립하려면

그보다 먼저 참이어야 하는 조건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주장을 주고받지만,

정작 그 주장을 지탱하는

**‘숨은 생각’**까지는 의식하지 않고 넘어갑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셨나요?”라고 물었을 때

당황하는 이유는,

그 말이 논리의 결과가 아니라

감각에 가까운 믿음에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정의


**전제(premise)**란,

“어떤 주장이 성립하려면, 그 전에 참이어야만 하는 숨겨진 조건”입니다.


비유: X-ray 안경을 쓴 사람


전제를 읽는 능력은

X-ray 안경을 쓰고 대화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겉으로는 단순한 문장이지만,

그 말이 성립하려면

어떤 구조가 내포되어 있는지를 투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해외 오피스는 줄여야 해요. 요즘은 다 원격으로도 되잖아요.”


→ 투시된 전제:

원격근무는 현장 대응이나 고객 커뮤니케이션에서 대면과 같은 효과를 낸다.

현지 인력의 존재는 비효율적이다.


이런 숨은 믿음들을 읽지 않고 반박하면,

논리싸움이 아니라 감정 충돌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전제를 읽는다는 것은

단순한 지적질이 아니라,

판 전체를 읽고 전략을 짜는 일입니다.



셀프 테스트: 당신은 전제를 감별할 수 있는가?


다음 문장을 보고,

이 주장이 성립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를 생각해보세요.


Q1. “이번에 마케팅 예산을 줄여야 해요. 성과가 없잖아요.”
전제: 성과는 예산 대비 단기적인 수치로 판단된다.


Q2. “직원 복지는 줄여야 합니다. 다들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니까요.”
전제: 복지는 감사를 받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Q3. “이번 계약은 빨리 진행해야 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려면 기회를 놓치면 안 돼요.”
전제: 지금 이 계약은 성장에 필수적인 기회다.


연습문제


문제 1: 재무팀의 비용 절감 제안

“현재는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출장을 계획하고 있는데,

출장비가 최근 급증했다.

출장 목적을 일일이 승인제로 바꾸면 비용이 절감될 것이다.”


질문: 위 주장이 효과적이기 위해 전제하고 있는 가정은?

a) 출장 승인 절차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b) 직원들이 불필요한 출장을 자주 간다
c)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다른 항목도 함께 줄여야 한다
d) 출장 비용은 회사의 고정비에 포함된다




정답: b
→ 승인제 도입이 효과를 내려면, 불필요한 출장이라는 존재가 전제되어야 함.


문제 2: 직원 평가제 개편


“상반기에 평가 점수 상위 10% 직원들의 퇴사율이 더 높았다.

현재의 성과보상 시스템은 우수 인재를 유지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질문: 위 주장이 성립하려면 반드시 참이어야 할 전제는?

a) 우수 인재는 높은 평가 점수를 받는다
b) 보상 시스템 외에 다른 퇴사 요인은 없다
c) 퇴사한 인재들은 모두 경쟁사로 이직했다
d) 성과보상이 퇴사율에 영향을 미친다




정답: d
→ 평가 점수와 퇴사율 사이에 인과 관계를 전제로 깔고 있음


문제 3: 이직률 개선

“최근 이직률이 높아졌다.

사내 교육 프로그램이 직원들의 경력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으니,

커리큘럼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질문: 위 주장이 성립하려면 다음 중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은?

a) 직원들의 퇴사 이유 중에는 경력 불안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b) 현재 교육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기대하는 커리어 성장 지원과는 거리가 있다
c) 커리큘럼을 개편하면 이직률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d) 이직률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조직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정답: a
→ 퇴사의 핵심 원인을 경력 불안으로 잡았기 때문에, 해결책이 성립하려면 반드시 참이어야 함


보너스: 전제를 질문으로 끌어올리는 기술

현실적으로 많은 경우에

상대의 주장을 맞바로 반박하기는 어렵습니다.

전제를 바로 반박하지 말고,

질문으로 유도하면

상대가 스스로 자신의 논리 기반을 검토하게 됩니다.
이는 논리적 충돌 없이 대화를

더 깊게 만드는 가장 우아한 방식입니다.


예시: 질문법


상황1: 상대가 “이건 실패할 수 있어요”라고 말할 때

질문예시: “혹시 실패하신다고 보신 기준이 어떤 부분이었을까요?”


상황2: 상대가 “이 방향은 위험해요.”라고 말할 때

질문예시: “그 위험이란 게 비용 쪽인가요? 아니면 일정 때문인가요?”


상황3: 상대가 “이건 비효율적입니다.”라고 말할때

“비효율이라는 건 결과 대비 자원 투입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 이렇게 질문을 던지면,

상대 스스로 자신의 전제를 드러내고,

논리의 기반이 타당한지 스스로 점검하게 됩니다.


요약

전제란: 주장이 성립하기 위해 반드시 참이어야 하는 숨은 조건

실전에서는: 겉말보다 먼저, 그 말이 기대는 믿음을 보라

활용 팁: 반박 대신 질문으로 전제를 끌어내면 설득보다 더 강한 설계가 된다


마무리:


논쟁은 설득의 기술이 아니라, 해부의 기술인것 같습니다.

논쟁은 상대를 말로 누르는 기술이라기보다는
그 말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추적하고 구조를 해부하는 일에 가까운듯 합니다.


전제를 읽는 사람은
불필요한 감정 충돌을 줄이고,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방향을 바꾸는 힘을 갖습니다.


오늘부터,

당신의 말이 사람을 지키고,

흐름을 바꾸는 도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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