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력과 목포달성의 방법 - Self-Mastery
아침 운동을 다짐한 적이 있나요?
분명 전날 밤에는 결심이 단단했습니다.
알람을 세 개나 맞추고,
운동복도 미리 침대 옆에 놓아둡니다.
“내일 아침만 잘 일어나면 된다.”
그렇게 다짐하며 잠자리에 들죠.
그런데 아침이 되면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첫 번째 알람이 울리자마자
손이 반사적으로 스누즈 버튼을 누릅니다.
두 번째 알람은 아예 기억조차 없습니다.
세 번째 알람 소리가 귀에 들어올 즈음,
몸은 이미 이불 속에 더 깊숙이 파묻혀 있습니다.
“오늘은 그냥 푹 자고,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자.”
눈을 뜨면 이미 출근 시간에 쫓기고 있고,
운동 계획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적금도 비슷합니다.
첫 달, 15만 원을 넣고 뿌듯함에 젖습니다.
“이렇게만 하면 1년 뒤에는 꽤 모이겠는데?”
그런데 두 번째 달부터 생활비가 빠듯해집니다.
카드값, 갑자기 늘어난 외식비, 예상치 못한 병원비.
적금 통장을 지켜내려던 결심은
‘이번 달만 빼자’라는 합리화에 무너집니다.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아 통장은 해지되고,
남는 건 “역시 난 저축 체질이 아닌가 봐”라는 씁쓸한 자기평가뿐입니다.
업무도 다르지 않습니다.
팀장님께 “금요일까지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약속한 문서.
월요일부터 차근차근 하면 되지만,
마음은 늘 “아직 시간 많아” 쪽으로 기웁니다.
그러다 목요일 저녁이 되면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컴퓨터 화면에는 아직도 빈 칸이 많고,
메신저 알림은 쉴 새 없이 울립니다.
밤새워 붙잡아도,
결국 마감은 지키지 못합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건 팀장님의 실망 섞인 한숨.
그 순간,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실행력이 부족할까?”
엑셀 오류 씨름도 비슷합니다.
업무 마감이 다가오는데, 중요한 데이터를 뽑아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마침 팀 선배가 남겨둔 매크로 파일이 있어서, ‘이거 실행만 하면 쉽게 끝나겠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버튼을 누르자마자, 화면에 붉은 에러창이 뜹니다.
“런타임 오류 1004.”
처음엔 가볍게 생각합니다.
“뭐, 셀 주소 하나 잘못됐나 보지.”
하지만 수정을 해도, 다시 에러. 또 수정. 또 에러.
시간은 흘러가고, 팀장님은 마감을 독촉합니다.
손은 키보드에 붙어 있지만,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집니다.
그 순간, 단순히 오류를 고치려는 게 아니었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 마음.
여기서 물러서면 지는 것 같다는 오기.
“이걸 못 하면 내가 무능해 보일지도 모른다”는 자존심.
그리고 IT팀에 도움을 요청하면 체면이 깎일 것 같은 두려움.
이 모든 감정이 뒤엉켜 있었습니다.
어느새 상황은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나와 엑셀 사이의 보이지 않는 승부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합리적 판단보다,
‘내가 이길 수 있다’는 감정이 손을 붙잡고 놓아주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씨름하다 보면,
결국은 아무 진전 없이 퇴근 시간만 다가옵니다.
엑셀은 여전히 에러를 뱉어내고,
나는 지쳐버린 상태.
더 큰 문제는,
그 시간 동안 다른 중요한 업무에는 손도 못 댔다는 겁니다.
사실 해결 방법은 처음부터 명확했습니다.
애초에 “나는 전문 개발자가 아니다”라는 현재 위치를 인정했다면,
30분 안에 IT팀이나 고수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겁니다.
혹은 아예 새 파일을 만들어 처음부터
다시 빌드하는 편이 더 빨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감정에 끌려갑니다.
“내가 지금 뭔가 하고 있다”는 위안,
“이 문제를 내 손으로 꼭 해결해야 한다”는 오기,
“이대로 포기하면 내가 진 것 같다”는 자존심.
이 감정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흐리고,
더 큰 손실과 피로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늘 목표가 부족하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적지를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운동해야 한다.”
“저축해야 한다.”
“마감을 지켜야 한다.”
목적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현재 위치’를 모른다는 것.
운전할 때
GPS가 목적지까지 안내할 수 있는 이유는
목적지 때문이 아닙니다.
GPS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출발지,
즉 현재 위치입니다.
출발지가 틀리면 아무리 정확한 목적지를 입력해도,
내비게이션은 엉뚱한 길을 알려줍니다.
삶도 똑같습니다.
아침 운동을 예로 들어봅시다.
“5시 반에 일어나야 한다”는 목표는 명확합니다.
하지만 내 몸이 최소 7시간은 자야 개운하다는
현재 위치를 무시하면, 결국 실패합니다.
저축도 그렇습니다.
“매달 15만 원 넣자”는 목표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내 소비 패턴,
고정비와 변동비 구조라는
현재 위치를 모른 채 시작하면 오래 갈 수 없습니다.
업무 마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금요일까지 제출”은 누구나 압니다.
하지만 “내 업무 처리 속도는 하루 6건이 한계”라는
현재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면,
약속은 공수표가 됩니다.
결국, “할 수 있다”라고 믿었던 건 사실
“하고 싶다”에 더 가까웠던 겁니다.
현재 위치를 직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운 목표는,
애초에 달성될 수 없는 환상일 뿐입니다.
야구의 전설,
이치로 선수는 매 경기마다 안타 수를
목표로 세우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매일 똑같은 루틴으로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했습니다.
아침에는 늘 카레를 먹었습니다.
몸에 익숙한 자극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변화를 감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경기장에 도착해서는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긴장도를 확인하고,
캐치볼로 손끝의 감각을 점검했습니다.
배팅 연습에서도 “오늘 홈런을 치겠다”가 아니라
“오늘 내 스윙 타이밍은 어떤가, 발의 리듬은 안정적인가”를 확인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결과는 내가 통제할 수 없다.
하지만 준비 과정은 내가 통제할 수 있다.”
목표가 아니라 현재 위치를 매일 점검했기에,
그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메이저리그에서 3,000안타를 넘어서는
전설적 기록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의 힘은 의지가 아니라,
현재 위치를 끝없이 확인하는 습관에서 나왔던 겁니다.
얼마 전 배우자와 다툴 뻔한 적이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큰 지출이 생겼을 때,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왜 이런 걸 미리 얘기하지 않았지?”라는 생각에
당장 전화를 걸어 따지고 싶은 충동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멈추고 제 감정의 현재 위치를 살펴봤습니다.
화가 난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갑작스러운 자금 압박에 대한 불안.
둘째, 이전에 합의했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서운함.
이렇게 원인을 분해하니 시야가 달라졌습니다.
배우자에게도 충분한 사정이 있었음을 금세 이해할 수 있었고,
목소리에 섞여 있던 날 선 톤이 가라앉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대화는 훨씬 부드럽게 이어졌습니다.
감정에도 GPS가 필요합니다.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른 채 반응하면,
결국은 불필요한 충돌로 이어집니다.
많은 사람들은 목표 설정에만 몰두합니다.
하지만 고성과자,
즉 High Performer들은 다릅니다.
보통 사람은 목표만 보고 달려갑니다. 그리고 지칩니다.
High Performer는 먼저 현재 위치를 직시합니다. 그리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웁니다.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힘은 네 가지입니다.
Meta-cognition (메타인지): 지금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되짚는 능력.
Self-awareness (자기 인식): 내 강점과 한계, 감정의 방아쇠를 아는 것.
Emotional regulation (감정 조절): 감정이 폭발하기 전에 제어하는 힘.
Discipline (규율과 습관): 목표에 맞게 루틴을 설계하고 지키는 꾸준함.
결국 그들의 실행력은 ‘의지력’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현재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모두 목적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언제나 현재 위치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목적지를 향한 길은 누구나 압니다.
하지만 지금 내 위치를 직시하는 순간,
길은 훨씬 선명해집니다.
그렇다면,
나는 내 현재 위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나는 정말 “할 수 있다”에 가까운가, 아니면 여전히 “하고 싶다”에 머무르는가?
다음 글에서는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셀프 체크리스트와 향상 훈련법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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