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정이 Feb 08. 2022

이런 사람과 결혼해야 행복하다

짝꿍을 만나기 전 나는 결혼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짝꿍을 만나 1년 만에 결혼을 하고 지금은 공기처럼 서로가 자연스럽다. 왜 짝꿍과 결혼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귀여워서라고 대답한다.


자고로 평생 같이 살 배우자는 귀여운 면이 있어야 한다. 주말에 까치집 머리로 청소기를 돌리는 것도 귀엽고 어떤 요리를 해도 맛있다고 우걱우걱 먹는 모습도 귀엽다. 간혹 의견차가 있어도 슬쩍 와서 화났는지 살피는 엉거주춤한 모습도 귀엽다. 이 귀여움의 출처 3가지를 찾아보면


첫째, 혼자 있어도 행복한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결혼은 다르게 살아온 사람 두 명이 만나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산다. 서로 의지한다고 해서 어디가 모자란 사람들이 만나는 게 아니다. 그래서 나는 각자 떨어져 있어도 행복한 사람 두 명이 만나 더 행복한 게 결혼이라고 생각한다.


즉, 결혼은 1+1 = 2가 아닌 3이나 4가 될 수 있는 사람과 해야 한다. 혼자 두면 외로움을 타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과 결혼하면 1+1이 –1이 되는 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행복감, 넘치는 에너지를 상대에게 나누어 주면서 결혼생활을 해도 모자랄 판에 상대방의 것을 빼앗아서 유지되는 결혼은 행복하기 어렵다.

짝꿍은 혼자서도 아주 바쁘다. 퇴근 후에는 경제신문을 읽고 운동을 한다. 혼자여도 삶에 에너지가 넘치고 생산적인 사람이라 같이 있으면 나도 활력이 생긴다. 서로 의지하기는 하지만 각자 행복하고 중요한 일이 있으니 크게 싸울 일도 없다.


그럼 어떻게 혼자 있어도 행복한 사람인지 알 수 있을까? 사실 대화를 나누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이 있고 가치관도 뚜렷하다. 인생을 어떻게 살지 목표를 정립해 놓은 사람이다. 우리는 각자 가치관이 중요한 만큼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잘 이해하는 편이다. 우리는 따로 또 같이하는 결혼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로 있어도 행복, 같이 있어도 행복이 답이다.


두 번째, 원래 잘 맞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50년 같이 살 룸메이트 구하는 마음으로)

사람은 각자 살아온 경험과 생활패턴이 다르다. 그리고 그냥 나와 잘 맞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저축을 해서 부자가 되고 싶은데 상대는 현재를 즐기는 욜로족이라면 어떨까? 어느 쪽이 더 낫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서로 안 맞는 사람이다. 시곗바늘로 치면 12시와 6시의 간극인 셈이다.   


우리는 간혹 결혼을 할 때 서로 안 맞는 걸 알면서도 감정이 앞서 그 사람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나는 결혼은 50년 룸메이트를 구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상대방이 이성이 아니라 동성이라도 나와 잘 맞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 사람이 동성이라도 내가 친구로서 만났을까?라는 질문을 했을 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나는 짝꿍과 가치관이 잘 맞는 편이다. 딱히 서로를 바꾸려 하지 않고도 그냥 성향이 비슷한 사람이다. 나는 물욕이 크지 않고 저축을 많이 하는데 짝꿍은 소비를 더 절제하고 투자를 하고 싶어 한다. 물론 다른 부분도 있지만 시계로 치면 12시와 2시 정도의 간극이다. 서로 조금만 돌리면 맞출 수 있는 차이다. 성향이 크게 다른 사람과 만나 억지로 맞추지 않아도 된다. 이성인 걸 빼고 보아도 배울 점이 많은 사람과 결혼을 해야 마음이 편하다.


세 번째, 경제적으로 독립 가능한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에 살고 있다. 그래서 고상한 척하며 상대방의 경제력을 보지 말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물론 본인의 능력도 부족한데 결혼을 통해 한탕하려는 사람은 경계해야 한다. 경제적 독립은 부모님이 부자거나 아파트를 해 줄 수 있는지 보라는 말이 아니다. 나와 결혼할 사람이 혼자 힘으로 경제적 독립이 가능한지 살펴봐야 한다. 이 판단 기준은 직장생활을 하며 모아둔 저축액이다. 저축액은 개인 인생의 많은 부분을 말해준다.


나와 짝꿍은 결혼할 때 양가 부모님께 지원을 받지 않았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우리가 각자 저축만으로 1억을 모아두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의 저축액을 보고 경제적으로 독립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부모님께 지원을 받을 수 없더라도 맞벌이로 함께 아끼고 투자하면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이 확신은 결혼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결혼할 때 저축액을 보라고 말한다. 저축은 부모님의 재력과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과 의지에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제적 독립이 가능한 사람은 정서적으로도 독립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 3가지가 일반적인 통념과 다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결혼을 하면서 배우자에게 확신을 가졌던 부분이고 지금도 그렇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면 좋은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결혼이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좋은 사람이기 위해서 오늘도 나를 돌아본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