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산책: 시
길가에 머물다
얼떨결에 핀 코스모스 한 송이
홀로 내 마음 한 자락
숨결처럼 피어나
지팡이 곁으로 조용히 다가온다
희끗한 머리카락 사이로
영겁(永劫)의 세월이 흘러내리고
묻어둔 통한의 얼룩은
바람결 따라 살며시 떠오른다
바늘처럼 날카로운 꽃씨
여덟 잎사귀로 흩날릴 때면
한 세월, 잡아주지 않던 손
삶의 끝자락에서
소리 없이, 흐느끼고 있다
===
안녕하세요. 늦게 피는 꽃일수록 향이 깊듯, 삶의 시간을 글로 피워냅니다. 경주에서 태어나 단양과 서울을 오가며 시와 수필을 쓰고, 한 줄 문장에 세월의 결을 담아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