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다비(茶毘)식

마음의 산책: 시

by 하태수 시 수필

거미의 다비(茶毘)식

마음에 자물쇠를 달아놓고
문밖 한 발짝 도 나서지 않는 몸뚱어리
나직이 누워버린 만고풍상[萬古風霜]
연륜(年輪) 앞에

거미 새끼 한 마리
줄 치기를 벗어나 방바닥에
있기에 밖으로 쓸어버렸다

매 쾌한 냄새
부엌으로 가보니
거미 새끼 한 마리가
고통을 이겨내며

따딱따딱 타는 소리
아궁이에 다비茶毘(화장)되어
해탈을 얻고 열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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