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산책: 시
길
묵은내 배어든 삶,
고단한 일상에 휘둘리다
시간의 밑바닥 깊이 잠긴
내가 가야 할 길,
조용히 꺼내어 본다.
빈농(貧農)을 버리고 나온 탓에
아는 사람은 손꼽히고
그 누구 씨, 아무개,
짚어보는 혈연촌수마다
어설픈 기억만 먼 세월을 움켜쥐고
있다.
저 산너머 은빛 억새
손수건처럼 흔들던 날,
햇살에 무늬 새긴 어린 날의 노래가
바람결 따라 되돌아와
눈물 한 장 말아 쥔 채
메케한 추억 한 조각을 태웠다.
비우면 비운만큼
트여오는 저 물밑 세상,
헐렁한 바짓가랑이로
터벅터벅 밟아온
쪽 바른 한길 위에,
이제 나는 황혼 녘 발끝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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