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심한 광대 Mar 11. 2023

도대체, 나는 잘하는 게 뭐냐고 한다

잘하는 게 없었던 아이

  딱히 잘하는 게 없던 시절


  "넌 도대체, 잘하는 게 뭐야?"


  어릴 적 이런 질문을 참으로 많이도 받았었다. 누군가는 축구를 잘했고, 누군가는 노래를 잘했다.

  또 누군가는 공부를 잘했으며, 누군가는 싸움을 잘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게임을 잘했는데, 그 나이 때는 이러한 종목들을 외에는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를 별로 삼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게임도


  나는 재능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서 손놀림이 좋아야 하는 직업을 가진 적도 있지만, 그래도 게임을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잘한다는 판단과 열정을 가지고 어느 정도 플레이를 하기는 했었지만, 남들만큼 손놀림도 좋지 않거니와 한두 개의 게임 이외에는 금방 싫증이 나서 접어버리고는 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게임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고, 그나마 최근에는 거의 3년 만에 게임을 했다가 개인적으로 너무 깊게 빠져버려서 시간을 너무 허비하는 것 같아서 그마저도 하지 않는다.


  여담으로 두 번째 대학에서는 어떤 게임에 너무 깊게 빠져버리는 바람에 16시간 동안 쉼 없이 게임을 한 적도 있었고, 시험 기간에도 시험 준비보다 게임을 훨씬 열심히 한 적도 있었다.


  그때 게임 중독이라고 스스로 판단하지 않았다면,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되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놀이도(달리기도)


  체육대회 때, 반을 대표해서 달리는 친구가 앞에서 달리는 아이를 따라잡는 모습을 볼 때면 동경심과 부러움을 느끼곤 했었다.


  얼음땡, 경찰과 도둑, 그리고 서바이벌이라고 불렀던 BB탄 총싸움.


  얼음땡과 경찰과 도둑은 달리기를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오래 달리는 것은 자신이 있었으나 느린 속도로 인해 금방 잡히거나, 혹은 잘 잡지 못하는 편이었다.


  그나마 다행히도 서바이벌이라고 불렀던 BB탄 총싸움은 나름 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장난감이 있으면 공부를 잘할 수 없다는 아빠의 논리로 인해 친구들보다 약하고 저렴한 총을 들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좋은 총을 가지고 있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아빠의 손에 의해 조각이 나버렸다.


  그래서 부피가 작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총을 구해 옷과 책상 서랍에 숨겨가며 친구들과 열심히 어울렸다.


  공부도


  나는 참으로 '산수'를 잘했다. 


  차남들의 알레고리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먼저 구구단을 외우기 시작한 형보다 잘하고 싶었고, 먼저 외웠다. 그리고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분수 계산 등 수학은 그저, 나에게 가장 쉽고 쉬운 과목이었다.


  한 시간 이상 앉아있지 못하는 집중력과 그 집중을 방해하는 산만함과 망상이 나를 수학만 잘하는 아이로 만들었다.


  그마저도 알파벳이 수학 영역에 침범하자 나는, 공부도 못하는 아이가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