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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한 광대 Apr 08. 2023

순조롭지 않은 시작

게으름과 오만함과 오판, 그리고 무모해 보일 수 있는 도전과 시선

  매끄럽지 않은 시작, 나는 이 기간을 1년간의 방황이라고 표현한다


  아는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즉, 무엇부터 시작을 해야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단순하게 우선 다시 대학에 들어가서 관련된 전공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문예창작과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디서든 배우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편입을 해서 2년 만에 끝내는 방법도 생각했고, 가장 좋다고 하는 학교를 목표로 잡기도 했다. 


  나는 천재이기 때문에, 천천히 진행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돈도 필요하다고도 생각했다. 그래서 돈을 벌면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전 직장보다는 여유롭게 다닐 수 있는 일자리를 찾으려고 했다.


  그마저 돈을 많이 벌면서 열심히 살아가면 다 해결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친구가 일하는 골프장에서 캐디 업무를 하면서 병행을 하려고 했다.


  글공부는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나는 골프장에서 3주만에 뛰쳐나왔다. 그리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무기력함을 느끼며 일자리를 찾는데 전전긍긍 하며 지냈다.


  쇼핑몰 회사 면접도 보고, 즉석떡볶이집도 다녀보고, 백화점에서 구두도 팔아 보았으며, 새로 생긴 백화점에서 요리사로 일을 했다. 그리고 다시 요리사로, 공부를 하겠다고 칼과 프라이팬을 내려놓은 출근이 즐거운 곳으로 돌아갔다.


  방황과도 같았던 그해를 마무리하고 4월에 요리사로 있던, 즐거운 요리사 생활을 했던 가게가 폐업을 하게되었다.  


  부정하는 사람들


  방황하기 전이나, 폐업으로 요리사를 그만두었을 때도 주변에서는 다른 곳에서 요리사로 살아가기를 바랐다. 그것도 아니면 다른 직업을 찾기를 바랐다.


  그 이유는 학창 시절 공부를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던 내 모습과, 1년 동안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던 모습 때문이었다. 

  그저 말로는 거창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모습과, 글 쓰는 직업에 대한 시선 내가 도전하기에 무모해 보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당시 2015년도와 2016년도의 내 주변의 시선은 대학을 두 번 진학하는 것과 전공을 바꾸는 것을 무척이나 이질적으로 느꼈다. 심지어 두 번의 대학 진학에 대한 주변 사례는 없었다.


  그래서 내 도전을 그저 저러다 말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응원하는 사람들


  응원하는 사람들 또한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이고, 앞서 말한 방황기마저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오히려 어떠한 근거를 필요로 하지 않고 나를 응원했다.


  열심히 해보라고,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정말 성공할 줄 알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냥 느낌이 이뤄낼 것 같다고 말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누군가는 더 어린 시절의 내 모습, 망상 상상이 아닌 나의 어떠한 면 때문에 성공할 것 같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진짜, 시작


  출근길마저 즐거운 업장의 폐업이 예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친구가 강의 보조 아르바이트를 소개해 주다. 공부하면서 병행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 같았다. 그래서 폐업 후 강의 보조를 하면서 주말에 다닐 수 있는 학원을 찾았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랐기에, 단순히 학원에 가면 해결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학원도 바로 찾아서 등록한 것은 아니었다. 나태하고 게으르고 자신감이라고 볼 수도, 부를 수도 있는 오만함과 멀지 않은 감정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년이라는 시간을 방황기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 아직 등단을 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이야기를 만들고, 문예창작을 전공한 나를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렇게 나는 학원에서, 무진기행을 읽고, 필사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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