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뜨겁게 사랑하는 여름
강릉에 와서 처음으로 맞이했던 여름이 기억난다.
강릉에서의 여름은 온몸으로 맞서는 여름이었다. 청춘 같은 여름.
운전을 시작하면서 아이와 함께 계곡이며 바다며 여기저기 참 많이도 다녔다. 덕분에 햇볕에 까맣게 그을러진 우리는 더 건강해졌다.
나는 계절 중에서 여름을 가장 좋아하는데 강릉에 살기 시작하면서 여름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바다의 짠 냄새, 뜨거운 모래 알갱이, 파도 앞에서 끊이지 않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파라솔 속 시원한 그늘까지. 그 어느 하나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들로 가득 찬 강릉의 여름.
어려서부터 물을 무서워했던 나는 강릉에 살고부터는 물과도 점점 친숙해졌다. 여전히 구명조끼 없이는 곤란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물을 두려워했던 마음이 한결 나아졌고 이제는 몸도 마음도 편안하게 가만히 강릉 바다에 나의 몸을 맡기기도 해본다.
강릉에서 세 번째로 맞이했던 작년 여름, 바다에서 마음껏 수영하며 노는 아이의 모습에서 아이의 성장을 보았다. 물속에서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이며 노는 아이를 바라보니 나의 유년 시절도 생각나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벅차올랐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었다. 세상의 색깔들이 한껏 선명해지는 여름날, 아이와 파란 하늘 아래 황홀한 쪽빛을 자랑하는 바다에서의 물놀이. 모든 게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내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여름은 또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