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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맞이한 나의 가을, 물드는 시간

오늘을 예쁘게 물들이는 법

by 다온


가을은 우리에게 말없이 가르칩니다. 서두르지 않고도 어떻게 예뻐질 수 있는지를.


여름의 열기가 가라앉고, 바람이 조금씩 서늘해질 무렵, 가을은 언제나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찾아옵니다.

온 세상이 노랗고 붉게 물들어가는 그 시간,

우리의 마음도 서서히 단풍옷을 갈아입고,

가을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마음의 계절로 다가옵니다.


초록빛으로 가득했던 숲은

이제 노랑과 주황, 붉은빛으로 천천히 물들며

계절의 끝자락을 고요하게 장식합니다.


그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드디어 공기가 달콤하게 식어가는 계절이 왔습니다.

바람이 살짝 차가워질 때마다,

나는 따뜻한 커피잔을 두 손으로 꼭 감싸 쥐고

“아, 이제 가을이구나.” 하고 미소 짓습니다.


가을은 언제나 ‘예쁘게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서둘지 않아도 단풍은 서서히 제 빛깔을 내고,

멈춰 있지 않아도 바람은 방향을 알고 불어옵니다.


우리의 인생도 어쩌면 그렇게

조금은 느긋하게, 그러나 꾸준하게

서서히 아름답게 물들어가면 되는 게 아닐까요.


나는 이 가을이 좋습니다.

괜히 감성적이 되어버리는 날들,

음악 한 곡에 마음이 무너지기도 하지만

창가에 떨어지는 낙엽 하나에도 이유 없이

감성에 젖는 날들.


낙엽이 흩날리는 길을 걸으며 문득 깨닫습니다.

모든 계절에는 이유가 있고,

모든 만남과 이별에도 때가 있다는 것을.

가을은 우리에게 멈춤의 용기,

그리고 다시 나아갈 사색의 시간을 선물합니다.


요즘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배웁니다.

가끔은 흐트러지고, 흔들려도

그 속에서도 나답게 빛나는 법을

가을이 조용히 알려주고 있으니까요.


노을이 번지는 하늘을 바라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서늘해집니다.

그 감정의 경계에서 우리는 조금 더 성숙해지고,

조금 더 부드러워집니다.

그것이 바로 가을이 주는 마음치유의 힘 아닐까요.


이 계절을 잘 살아낸다면,

겨울이 와도 따뜻할 수 있을 거예요.

가을의 공기처럼 부드럽고,

단풍잎처럼 예쁘게 변해가는 오늘의 나를

그냥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로 합니다.


올해의 가을,

내 마음에도 고운 단풍이 물들길 바랍니다.

지난 시간의 흔적들을 고요히 정리하고,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며

조금 더 단단하고 따뜻한 내가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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