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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힛시커 Sep 18. 2022

회사생활에 대한 뻔하지 않은 고찰

어느새 중간 관리자가 된 입장에서

달아도 삼키고 써도 삼켰던 지난 6년가량의 회사생활을 돌아보며 제가 느낀 장단점에 대해서 너무 당연한 것들은 빼고 몇 가지 꼽아 보았습니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또 회사의 특성이나 분위기에 따라 제가 느낀 단점이 독자분들 중 누군가에겐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또 그 반대일 수도 있지만 주관적 고찰이니 편하게 봐주세요!





단점



1. 확찐자 가능성

사무직인 제 기준 시간 맞춰 꼬박꼬박 구내식 먹고 나머지 시간엔 앉아만 있으니 정말 살이 확 찌고 퇴근 후에라도 운동을 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것 같은 몸.. 그래서 2년 가까이 PT를 받았는데 그렇게 운동을 오래 해도 회사만 오면 그렇~게 배가 고파 일하는 내내 간식 먹고, 또 밥 먹고, 또 내리 앉아서 일하는 생활을 반복했어요. 활동량이 너무 적기 때문에 관리 필수!



2. 6시 지박령 절대 지켜

덜 바쁜 날이나 유독 빛의 속도로 손가락이 굴러가는 그런 날이 있는데요, 단 몇 시간 안에 할 일을 다 끝내도 내가 내 손으로 서명한 근로 계약서상 정규 근무 시간인 매일 9 to 6 동안에는 자리를 지켜야 하는 직장인의 숙명. 할 일을 빠르게 마무리했는데 밖에 날씨라도 좋은 날이면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는 상상 저만 해본 거 아니죠..? 혹은, 이 시간에 나가서 다른 거 했으면 내가 뭐라도 됐겠다 정말..


가끔씩 들던 생각.

'이 젊은 날, 이 좋은 계절, 돌아오지 않는 이 시간 난 여기서 무얼 하는 것인가..'






3. 내가 바로 가십의 주인공

발 없는 말이 천리 아니 만리 가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회사.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한민국 인터넷 속도만큼 내 입 밖으로 새어 나온 말들이 퍼지는 속도도 5G.


분명 내가 정말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한테만 털어놓은 개인사도 모르는 새 모두에게 공공연하게 퍼져버리고, 그 반대로 개인적 친분 없이 얼굴만 아는 분의 이혼 소식도 제게 빠르게 업데이트됩니다.


이것이 바로 대 공유 시대..!



4. 우물 안 개구리 행 급행열차

자기 계발 세계에서 '회사원 자기 계발'은 상당히 흔히 볼 수 있는 키워드인데요, 생각해보면 '특정 직업'에 '자기 계발'이 붙는 경우 중 익히 들어본 건 거의 이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선생님 자기 계발'이나 '목수 자기 계발', 이런 표현은 훨씬 생소한 느낌이지 않나요?


그냥 자기 계발이라고 해도 되는데 회사원들이 퇴근 후, 또는 주말에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할 만한 일들이 <회사원(직장인) 자기 계발>이라는 별도의 카테고리로 마련된 것 같습니다. 저도 한 명의 일꾼으로서 이 쳇바퀴 같은 생활에서도 아 이렇게만 지내면 안 되겠어, 다른 뭐라도 해야겠어 - 라는 성찰을 많이 하게 되었지요.


대부분의 직업들이 마찬가지겠지만 그만큼 내가 의식적으로 다른 분야나 능력 계발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내가 고용되어 있는 이 회사 안에서의 일만 아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십상입니다. 당장 내가 내일 여기를 관두면 다른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를 자주 생각하고 그런 날을 대비하기 위해 꾸준한 자기 계발을 하는 것은 이젠 직장인/회사원에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내 위치가 전문 기술을 요하는 게 아니라 제너럴리스트라면 더욱 꼭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일 것 같아요.



5. 와 내가 저 월급 받으면 더 열심히 할 것 같은데

통상 직급별로 받는 액수가 정해져 있는데, 회사의 이러한 급여지급상 특징이 불합리하고 부당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대리보다 더 똘똘한 사원, 과장보다 더 일 잘하는 대리는 어디든 있을 수 있으니까요..


내 월급의 두 배를 받는 분이 저렇게 일을 안 한다고..?

과장님이 하시던 일 내가 하고 있는데 그럼 나 과장 월급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







장점



1. 동료복이 있다? 회사는 천국

저는 이전에 진~짜로 같이 일하기 힘든 분과 일을 해 봤는데요, 이 글을 아직까지도 제 모든 글들 중 독자 분들이 제일 좋아해 주시더라고요.ㅎㅎ (웃픔)


https://brunch.co.kr/@heatseekerkr/7


여러 사람들과 협업을 해야 하는 회사 생활에서는 동료복/인복이 정말 정말 중요한데요, 사람들이 좋다면 단체생활이라는 회사의 특성을 살려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일 적고 사람 그지 같은(과격) 곳 보다 그 반대가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대화가 무리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람들이고, 모르는 건 물어볼 선배님들이 있고, 나와 같이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야무진 후배님들이 함께할 수 있다면.. 이 모든 걸 다 갖추기에 너무 비현실적이라면 이 중 하나라도 충족된다면 회사생활은 훨씬 수월해지고, 금방 '이만하면 내 생활 진짜 괜찮다'싶어질 거예요.


그렇게 된다면 혼자 일 하는 프리랜서/긱 워커(gig worker) 분들이나 나만의 비즈니스를 운영하시는 분들에 비했을 때 어쩌면 회사원으로서 가져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 = 회사에서 먹는 커피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나가서 사 먹는 커피 한 잔은 어쩜 그리 유난히 시원하고 맛있을까요..?

눈도 아프고 괜히 얼굴에 기름도 낄 즈음 목구멍으로 넘겨주는 그 맛.

싸구려 커피든 비싼 커피든 상관 없어요.. 꿀 같은 휴게시간에 먹는 한 잔은 정말..




3. 어느 정도의 책임 Free

회사의 규모, 업무의 형태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내가 회사에서 하는 일은 연대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뭐 하나가 조금 틀어졌을 때 오롯이 나 혼자 그 책임을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어요. 예를 들어 내가 사원인데, 내가 뭐 하나를 실수했다고 나만 혼내고 나만 해고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내 직급이 아직 낮다면, 까놓고 말해서 '팀장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셨는데..', '과장님이 알려주신 대로 했는데..'가 된다는 이야기. 이건 정말 내가 한 명의 직원일 때만 취할 수 있는 큰 어드밴티지인 것 같아요.




4. 새삼 깨닫는 시간의 소중함

작고 소중한 퇴근 후 내 시간..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비슷한 시간에 잠들고, 깨어 있는 대부분의 시간은 회사에서 동일한 하루를 보내고.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생활 패턴이 상당히 심플해 지죠. 매일 어떤 시간에 내가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는 것은 단조롭기도 하지만 큰 장점이기도 한데요, 기본적으로 특정 시간에 반드시 해야 할 것들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되려 그 나머지 시간에 대한 계획도 세울 수 있으니까요.


 


5. 빨대 꽂고 뽑아먹자, 사회인 기본 소양

회사는 내가 나중에 어떤 다른 일을 하더라도 써먹을 수 있는 기본 스킬들을 배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어차피 남들과 똑같은 양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곳이라면, 그 속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습득하는 게 이득!


매일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도대체 다른 데서 어떻게 써먹을 수 있지?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는데요, "내가 나중에 내 회사를 운영한다면?" 이라는 전제로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무엇을 배워가면 좋을지를 따져보면 큰 도움이 됩니다.


아래는 제가 꼽은,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 중에 나중에 뭘 하든 도움이 될 스킬 리스트입니다.


메일 작성 스킬

보고서/보고자료 정리 스킬

미팅/협상/발표 스킬

사교 스킬

눈치


이것들은 다음 글에서 좀 더 상세하게 다뤄 볼게요!







어느덧 중간 관리자의 위치가 된 입장에서 지난 회사생활을 돌아보니 정말 얼마나 얻고 얼마나 잃냐는 나 자신에게 달려있는 것 같더라고요.

(이런 교과서에 나올 것 같은 다소 뜬구름 잡는 꼰대 멘트가 저절로 나오는 나.. 영락없는 오래된 직장인..)



다음 주도 출근하시는 분들, 일요일 잘 보내시고 돌아오는 한 주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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