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것만 있지 않았다.

by 퓌닉스

섬망을 떠올리면 눈에 보이는 것이 우선 생각나기 마련이다.

고요한 병실에 간헐적으로 비프음이 나는 기기를 제외하면

소리를 낼만한 것은 없다.


고요하다 못해 적막한 병실에

간혹 문이 열린 채로 있었던 날이었다.


그간 들리지 않던 바깥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여러 가지 일들을 알 수 있다.


"복도에서 엉엉 울고 있던 아내의 목소리"

"가족들의 대화 소리"

"캐나다에서 아이를 데리고 온 처남과,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조카를 말리던 사람들 목소리"

"중환자실 간호사와 처남댁이 알고 보니 친구였다는 스토리"


알고 보면... 병실은 접근이 어려워 들어올 수 없는 구조였고,

해외에 있던 처남은 귀국을 하지 못했었다.

조카는 어려서 뛰어다닐 수 있지 않았고,

모든 것이... 실제가 아니었다.


뉴스의 즐거움과 함께,

고요함도,

외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모두 멈추었다.


섬망은 눈에 보이는 것만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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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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