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로는 만들지 말아 줘.
9. 한바탕 우현이의 울부짖음을 다독이며 자리를 파했다. 그러고 한 보름이 지났나? 단톡방에 우현이가 메시지를 보냈다. 볼드모트 사건의 시작이다.
“드디어, 인생 탈출 계획을 찾았다. 기막히다. 진짜로 나 행복하다. 요즘.”
보름 전만 해도, 힘들다고 울부짖던 놈이 이처럼 심경의 변화가 있다니, 가끔 우현이의 감정 변화가 무섭다.
“우현아, 보름 전만 해도, 다 죽을 것처럼 하던 놈이, 또 무슨 설레발이냐?”
말이 없던 승기가 내 마음을 알았는지 무심하게 메시지를 단톡방에 보낸다. 매일 얼굴 보는 사이라도 승기와 단톡방으로 대화하는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다. 이 대화가 조금 길어졌으면 좋겠다. 한마디 거들었다.
“우현아 지랄 좀 그만해라. 무섭다. 무서워. 무슨 변덕이 죽 끓듯 하냐? 그래도 네가 행복해서 다행이다. 무슨 일인데?”
10. 친구가 있다는 게 때로는 거추장스럽다. 생각도 다르고 나아가는 방향도 다르기에 대화를 섞다 보면 피곤할 때가 종종 있어서다. 20대, 내 인생의 중심은 친구였다. 친구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우정은 영원할 거라 믿었다. 40대로 진입하니, 친구가 더는 인생의 중심에 있지 않다. 남보다는 편하지만 그렇다고 아내보다 편하지는 않다. 물론, 아내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털어놓기는 한다. 승기는 그럴 때마다 아내 편을 들어 불호령을 내린다. 왜 그렇게 승기는 아내 편이지? 아내가 네 친구냐? 내가 네 친구다. 아내 편만 들어, 내게 뭐라고 하는 승기가 짜증이 난다. 진짜 재미있는 것은 우현이는 항상 내 편을 들어서 아내 욕을 한다. 그렇다고 기분이 나아질까? 인간의 감정은 웃기다. 사실, 그게 더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아내 흉을 다른 사람에게 듣는 게 이렇게 싫은지를 우현이 덕분에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밖에서 아내 흉이나 욕을 하지 않는다. 결혼 후, 승기는 아내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결혼생활은 그리 평탄치 않을 거라 짐작한다. 나와 우현이는 승기의 아내를 종종 만난다. 이사할 때마다, 승기는 나와 우현이를 항상 초대해서다. 이야기는 않지만, 그때마다 승기와 아내의 관계는 서먹해 보였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어쩌면 나의 행동은 승기의 과거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승기는 미리 알고 있었나? 매번 놀랍다. 하여튼, 어렸을 때는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참 시원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고민을 털어놓으면 오히려 불편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힘들면 힘들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참지 말고 말하세요.
스스로 따뜻하게 안아 주세요.
우리는 소중하니까요.”
11. 백번 지당한 말씀이다. 다만, 내게는 이기적인 발상처럼 들린다. 힘들면 힘들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기 시작하면 상대방도 힘들고 아프다. 내 기분 좋아지자고 상대방 기분까지 망쳐야 하는가? 슬픔을 나눈다고 뾰족한 수도 없다. 관계만 해칠 뿐이다. 우리 셋이 무탈하게 지금까지 지내는 이유 또한 큰 사고를 치지 않아서다. 그리고 옛 속담 중 정답이 있지 않은가?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12. 물론, 작은 슬픔을 나누는 게 잘못된 행동이라 말하는 게 아니다. 작은 슬픔은 나눌수록 관계가 돈독해진다고 믿는다. 상대방은 이를 마음을 열었다고 생각하기에 그렇다. 하지만, 허구한 날 큰 슬픔을 나누려 한다면? 나조차도 피하고 싶다. 그게 친구인가? 호구다. 호구. 어느 드라마에서 망나니로 자란 아들이 아버지를 원망하며 소리쳤던 대사가 떠오른다.
“힘들다고 했을 때, 아프다고 했을 때, 조금은 혼자 해결할 수 있도록 지켜보지 그랬어요? 잠시도 기다려 주지 않고 다 해결해줬어요. 그때는 너무 편했어요. 그런데요, 아버지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나약한 어른으로 자랐다고요! 지금도 보세요.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한테 투정이나 부리는 50대라고요! 아버지가 세상에 없으면? 이제 어쩌죠? 왜 도대체 몹쓸 병에! 당장 일어나세요!”
13. 서로 부담 없는 관계 또는 대가가 없는 관계가 좋다. 부담이 생기고 대가가 발생한다면 그때부터 순수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그런 관계는 가족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그래, 내 생각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만약에 우리 셋의 관계가 무너지면, 정말로 그런 날이 온다면, 그때부터는 힘들면 힘들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모든 이에게 말하리라.
to be continued....
투덜투덜 다락방 연구소(투다연)는 두 남자(난조쌤과 김 과장)가
만들어 가는 경영전략 이야기입니다.
투덜투덜 다락방 연구소(투다연)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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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각색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너무 어렵지도 그렇다고 너무 쉽지도 않은 깊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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