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로는 만들지 말아 줘.
1. 희뿌연 연기가 하늘을 덮어 낮인지 밤인지 알기 어려운 상해에 도착했다. 상해는 올 때마다 느끼지만, 마스크 없이 이곳에서 살아가는 중국인이 신기할 정도다. 상해에 처음 도착했을 때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줄 알고 수시로 비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택시 운전사가 담배를 태우며 운전하는 모습 역시 충격적이었다. 음식은 어떠한가? 특유의 향으로 머리가 지끈거린다. 대부분 음식이 기름지기에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만 먹었다. 문제는 햄버거조차 중국 특유의 향이 배어있다. 더군다나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지금도 여전하다. 중국은 모든 게 나와 맞지 않다. 중국은 그래, 미개한 나라다. 아니다, 미개한 나라였다.
그 미개한 나라는
우리 회사를 먹여 살리는
최고의 고객이다.
2. 세월이 흘러, 누구도 중국을 가난한 나라라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다음으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한다. 상해를 처음 갔을 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대한민국의 기술을 따라잡을지 예상하지 못했다. 현재 중국의 기술력은 특정 영역에서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압도한다. 시진핑의 원대한 계획인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표어가 있다.
자력갱생(自力更生)
3. 시진핑은 "중국의 먹거리는 스스로 지켜내야 하며 경제 역시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라고 중국 산업의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코웃음을 쳤던 기억이다. 남의 기술을 훔쳐 베끼는데 급급한 삼류 저질의 ‘떼쟁이 작품’으로 경쟁이나 가능할까 싶었다. 안일하게 생각했다. 한류가 영원할 거로 생각했다. 우리는 그들의 저력을 무시했다.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회사가 내놓은 중국과 관련한 예측은 대부분 틀렸다. 슬프게도 중국 시장은 대한민국 시장과 달리 자급자족 경제가 가능한 나라다. 중국 시장에서 대한민국 상품이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진다. 중국인은 더는 대한민국 제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울한 이야기는 그만하자. 그리고 걱정한다고 대한민국 경제의 흐름은 변하지 않는다. 경제를 조금만 공부한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다. 각자도생해야 한다. 그런데 아무도 각개전투하라고 외치지 않는다. 그게 문제다. 세상은 변했는데 여전히 같은 전략으로 대응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아직도
이 말을 믿는 순진한 사람이 있는가?
4. 정확히 반대로 행동하려 한다. 각자도생을 위한 각개전투를 준비하러 중국에 건너왔다. 물론, 각개전투를 위한 전우가 필요하다. 승기와 효상이다. 최소한의 인원으로 우리만의 세상을 만들고 싶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물론,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결정해야 한다. 리스크가 있다고 했으니, 그것도 계산해야 한다. 만약 리스크가 크다면, 일단 사업 아이템을 공유한 후 선택은 승기와 효상이에게 맡기려 한다. 일단은 아버지가 일러준 주소로 가야 한다. 택시를 탔다.
“Please go to this address.”
“什么?”
“Please go to this address.”
“听不懂.”
택시기사와 전혀 대화가 안 된다. 답답하다. 아버지가 보낸 주소를 직접 보여주었다.
“Here!”
“好的,知道了.”
5. 택시가 움직인다. 중국에 오면 말이 통하지 않으니 불편하고 불안하다. 도대체 어디로 데려갈지를 알 수 없어서다. 상해는 바가지요금으로 유명하다. 10분 타고 200위안 이상을 낸 경험도 부지기수다. 누군가는 상해의 택시비가 싸서 택시만 타고 다닌다는데, 도대체 그게 가능하기나 할까? 어디론가 나를 데려간다. 한참을 간다. 택시에 탑승한 지 1시간이 지났다. 너무나 불안하다. 그곳에 아버지가 없을까 봐. 그것보다 아버지의 사업이 별로일까 봐 그게 더 겁난다.
“How long does it take to get there?”
“会说中文吗!”
6. 답답하다. 뭐라는 거냐? 그리고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데? 아직도 간다. 납치당하는 것 아닌가? 얼마 전, 상해에서 일본인 관광객을 납치해 엄청난 바가지요금을 물게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무섭다. 택시 안에서 상상할 수 있는 옵션은 많지 않다. 모든 옵션은 절망적이다. 도착지를 알 수 없는 인생의 여정을 신뢰할 수 없는 사람과 걷는 기분이다. 아무래도 납치당한 것 같다. 그냥 택시에서 뛰어내릴까? 아니다. 그게 더 위험하다. 사실, 뛰어내릴 용기도 없다. 지갑을 열어 돈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했다. 공항에서 50만 원을 환전해 남은 돈이 2000위안 정도다. 그래,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다. 그리고 아직 아버지도 만나지 않았다. 불안하고 무섭고 답답하다. 정신 차리자. 아버지가 일러준 애꿎은 주소만 바라본다.
上海市闵行区东川路800号
집 주소? 주상복합상가? 쇼핑몰?
아니면 폐공장??
도대체 이곳은 어디냐!!
to be continued....